환율 1350원 돌파, 주가 급락...美예상밖 물가에 금융시장 위축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10-13 16:53:55
美 9월 CPI 3.7%, 기대치 상회...코스피 0.95%↓, 코스닥1.52%↓
긴축우려에 美국채금리 다시 고개...원달러 환율은 1350선 뚫어
▲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 하락해 2,450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깜짝 반등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CPI의 예상 밖 강세로 인해 국채금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원달러 환율은 1350선을 뚫었다.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던 증시는 결국 1% 안팎 하락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미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르고 정치권이 대(對) 이란 제재 강화 주문이 나오며 미국의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 국내에 그대로 전이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0.62%, 0.63% 떨어졌다.

◇ 기술주 위주 코스닥 급락...환율은 1350원대 재진입

증시 개장 전 발표된 미국 9월 CPI가 금융시장을 자극했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3.7% 올랐다.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6%)를 소폭 웃돌았다. 지난달 상승률(3.7%)과 같은 수준이다. 전월대비로는 0.4%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0.3%를 0.1%포인트 상회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전월 대비 0.3% 각각 올라,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CPI는 의외의 결과라는게 미국 금융시장의 대체적인 견해다.


CPI 상승률(전년 대비)은 1월 6.4%에서 6월 3.0%까지 내려갔지만 기저효과 약화와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라 7월 3.2%로 올라온뒤 두달 연속 3%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CPI지수가 예상밖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증시에 12일(현지시간) 약세를 보였다. 사진은 뉴욕거래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 <사진=연합뉴스제공>

 

물가 상승에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반등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오른 4.697%에 마감하며 다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달러가치의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전날 105에서 106으로 높아졌다.


미국 금융시장의 위축은 한국 시장에 그대로 재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13일 코스피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 결국 전 거래일보다 0.95% 하락한 2456.15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인 코스닥은 낙폭이 더커서 전일대비 1.52% 떨어진 822.78을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반등과 더불어 달러인덱스 강세 영향에 증시 투자심리가 재차 악화했다"며 "최근 지수 급반등으로 이후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하며 단기 차익실현 매물도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증시와 반비례 성향을 띠고 있는 환율은 예상대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1.5원 오른 1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 만에 1350원대 재진입이다.


중동 전쟁 발발 후 미국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면서 약세를 보이던 환율이 미국 CPI의 반등과 국채금리의 상승기류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13을 국내 금융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게 중론이다. 미국 물가 지표의 예상 밖 강세로 인한 일시적인 부진일 뿐, 더 이상의 강한 위축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 "韓 금융 불안 일시적 현상"...美연준 금리인상 가능성 낮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연준의 0.25%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반영이됐다"며 "향후 큰 폭의 미국 정책금리 변동이 없다면 환율 상승은 시장 예상 수준에서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정책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증시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증시는 미국 금리 동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되레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제5차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지난 3일을 정점으로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선 탓이다. 12일 국채금리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머지않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연준 고위 인사들이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기 때문이다.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연은) 총재가 지난 9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기준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했다. 이튿날에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국채 금리 상승이 기준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8.2%였고,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11.8%에 불과했다.


이처럼 한국 증시의 주요 하방리스크인 11월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13일 증시 위축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얘기와 같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가장 불편한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의 전쟁 상대가 팔레스타인을 넘어 이란으로 확대되는 것"이라며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만약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제유가가 급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달을 개연성은 남아있다"고 진단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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