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여파 속 코스피 선방...'대장주' 삼성 선전, 낙폭 줄여

체크Focus / 장연정 기자 / 2023-10-10 16:48:58
이-팔 전쟁 후폭풍 우려 딛고 10일 코스피, 0.26% 하락 마감
삼성 6일만에 상승 반전, 하이닉스 소폭 하락...코스닥은 급락
반도체株, 中리스크 해소·업황개선 등 호재 많아 랠리 기대감

증시에서 반도체의 파워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K반도체 쌍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일 증시에서 비교적 선방하며 코스피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후폭풍을 최소화시켰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은 10일 국제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 실적 개선 기대감과 중국 리스크 해소 등 여러 호재에 힘입어 전일대비 0.61% 상승한 6만6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K반도체의 또다른 축을 맡고 있는 시가총액 전체 3위 하이닉스는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2% 이상 상승하며 4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오후들어 매도세가 몰리며 0.75% 하락했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지 중동의 화약고에 불이 붙자 국제유가가 지난 8일(현지시간) 4% 이상 급등, 결국 한국 증시에 강한 타격이 예상됐던 것을 감안하면 K반도체 듀오의 저력이 그나마 코스피의 낙폭을 줄였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겠다고 최종 결정했다. 중국리스크가 해소되며 10일 반도체주는 비교적 선방했다. <이미지=연합뉴스제공>

 

◇ 시가총액 1위 삼성, 소폭 상승에 코스피 2400선 지켜

10일 코스피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주말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격화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은 장이 열리자마자 빗나갔다.


코스피는 오전 내내 1% 이상 상승한 채 거래를 이어갔다. 그러다 오후들어 상승폭을 서서히 반납하다가 장 막판 전일 대비 0.26% 하락하며 2402.58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과 3위 하이닉스의 선전이 코스피의 급락을 막아내며 심리적 지지선인 2400선을 지켜내는데 한 몫 단단히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이날 증시에서 의외의 강세를 계속하며 주목을 받았다.


비록 하이닉스가 막판 하락세로 돌아선 채 거래를 마쳤고 삼성도 장초반 상승분을 상당히 반납하며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초대형주인 삼성과 하이닉스의 선방이 결과적으로 급락을 막아낸 셈이됐다.


K반도체 듀오가 이날 이-팔 전쟁의 후폭풍 우려를 딛고 모처럼 '반도체 파워'를 과시한 배경은 여러 각도에서 해석 가능하다. 

 

우선 삼성과 하이닉스의 큰 리스크중 하나로 부각돼왔던 중국공장 설비투자 문제가 해결된 것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대통령실은 9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공장에서 생산량의 상당부분을 소화하는 삼성과 하이닉스로선 매우 민김한 사안이었던 중국 리스크 한순간에 해소된 것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와 관련, "이번 바이든 정부의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통상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과 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미국의 허가 없이 설비투자나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 공장에서 범용 메모리의 상당부을 생산중인 삼성과 하이닉스로선 크게 한숨 돌린 셈이다.

 

▲최근 출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라인. <사진=삼성전자제공>

 

◇ 고성능 메모리 호조와 전반적 ASP상승이 주가에 영향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주가에 적지않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시장점유율 1위 삼성이 범용 제품에 대한 감산 결정을 내린 지 6개월이 지나면서 '감산효과'가 서서히 가시화되며 최근 반도체 시장에 봄기운이 확연하다.


감산효과는 재고 소진을 재촉하고 향후 공급불안 가능성을 키우며 최근 범용 메모리의 ASP(평균판매가격)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낸드 역시 삼성이 낸드 가격 출고가 인상을 검토하며 향후 ASP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고성능 메모리 특수가 반도체의 봄을 더욱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대량 수요가 발생한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필두로 DDR5, LPDDR 등 고성능,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다. 고성능 메모리 시장은 하이닉스와 삼성의 거의 독식하고 있는 분야다.


ASP 상승과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삼성과 하이닉스는 그간의 오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여전히 막대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적자폭이 눈에띄게 줄어들며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이 주요 고객사에 4분기 D램과 낸드에 대해 두 자릿수 가격 인상을 단행,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반등할 전망"이라며 "D램은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돼 삼성 메모리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은 모처럼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메모리 수요 폭발과 ASP상승이 맞물려 메모리 실적이 급반등, 반도체부문 전체의 적자폭이 줄어든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2조1927억원이다. 1, 2분기 극도의 부진 속에 6천억원대 이익을 냈던 부진에서 탈피, 4분기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하이닉스의 반등 속도는 더욱 빠르다. 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부문에 강세에 힘입어 3분기 영업적자가 1조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D램으로 범위를 좁히면 출하량과 ASP가 전 분기 대비 크게 늘어나며 3개 분기 적자 끝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7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사업장을 방문,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제공>

 

◇ 실적 개선 뚜렷...향후 주가 전망도 비교적 낙관적

반도체주에 대한 시장의 전망도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고성능 메모리 특수가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데다, DDR5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DDR4로 전이되며 DDR4 재고마저 소진돼 전반적인 D램 가격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10일 "업황 회복의 가장 강력한 근거인 D램 계약가 반등이 예상되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4분기부터 삼성의 실적 개선 가속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 가시성이 뚜렷한 반도체 대형주로 수급 집중 현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하이닉스의 빠른 실적 개선 시현, 메모리 업계의 감산 지속에 따른 메모리 가격 반등 전망을 감안하면 주가 하단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매크로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은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는 통상 실적에 선행한다. 실적 개선 기대감만으로도 주가는 반등한다. 이런 점에서 삼성과 하이닉스의 3분기 적자 축소와 4분이 흑자전환 기대감으로 본격적인 증시에서 반도체 랠리가 조만간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심의 핵은 삼성의 향후 주가 흐름이다. 고성능 메모리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하이닉스 주가가 12만원대에 안착한 것과 달리 삼성은 7만원대를 내주며 '6만전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시총 400조벽까지 붕괴된 상태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주가 반등을 꾀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세가 뚜렷한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삼성주식 매수세가 여전한 것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기관들도 매도세를 멈추고 삼성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인한 환율 상승, 제 5차 중동전쟁 우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불안 등 거시적 악재들이 잔존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반도체 ASP상승과 HBM3를 필두로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로 향후 반도체주가 순항을 거듭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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