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카드사 '新CEO'들의 경영 지혜는...변화와 혁신 위해 속도전

은행·2금융 / 손규미 / 2025-01-09 17:06:54
카드사 CEO, 연임 예상 깨고 대거 교체 물결
올해도 이어지는 비우호적 경영환경 반영한 인사
새로운 성장 돌파구 모색 위한 파격적 인사도 눈길
신년사 속 카드사 CEO 핵심 경영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
▲ 카드사 신임 CEO. (윗 줄 왼쪽부터)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아랫줄 왼쪽부터)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 진성원 우리카드 사장, 이민경 NH농협카드 사장. 사진=각 사 제공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호실적을 달성하며 무난한 연임이 점쳐지던 카드사 CEO들이 칼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대거 교체됐다. 쇄신 인사를 통해 위기에 맞닥뜨린 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를 맞이한 카드사 CEO들은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하듯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시사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부진한 업황 속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신임 CEO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BC·우리·NH농협) 중 6개 카드사(신한·삼성·KB·우리·하나·NH농협)의 CEO들이 대거 물갈이됐다.

카드사 CEO들의 대거 교체를 두고 업계 내에서는 다소 예상못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교체된 CEO들의 대다수가 실적 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데 실적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되는 만큼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카드사 CEO들이 대폭 교체된 배경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카드업계가 처한 위기’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대체적으로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이는 긴축경영에 따른 비용 절감과 카드론 등 고위험 대출 상품 확대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도 카드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 기조에 들어섰지만 예상보다 체감 속도가 더딘데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또 다시 인하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 침체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여력이 저하되면서 카드사들의 대손비용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최근 빅테크 기업이 급성장하면서 간편결제 시장 내 카드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 또한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 또한 일제히 올해 카드산업의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카드사에 불어닥친 인적 쇄신 바람은 업계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시각이 많다. 기존 대표의 연임을 통해 안정을 꾀하기 보다는 새로운 인재를 선임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하고 수익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취지다.

이러한 위기감을 의식한 듯 이번 인사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신임 사장으로 박창훈 신한카드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을 선임했다. 박 신임 사장은 페이먼트그룹과 신성장본부등 디지털 및 영업 관련 핵심부서를 거친 인물로 신한카드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 본부장이였던 그가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사장에 내정되면서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신한금융 측은 그를 선임한 배경에 대해 “업계 1위 신한카드 타사와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업권을 넘나드는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최고경영자 교체를 통해 과감한 조직 내부 체질 개선을 이끌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새로운 수장으로 외부 출신 CEO를 내정했다. 내부 출신이 아닌 외부 전문가가 대표 자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두고도 기존 관행을 깬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발탁된 진성원 신임 사장은 지난 1989년 삼성카드에 입사한 이후 30여년 간 카드업계에 종사하며 마케팅·CRM·리테일·Operation 등 주요영역을 두루 거진 업계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농협카드에서는 첫 여성 CEO가 나왔다. 농협 카드는 신임 사장으로 이민경 농협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이 사장은 NH농협은행 WM사업부장, 금융소비자보호부문 부행장 등을 역임하며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와 자산관리에 탁월한 업무 역량을 인정 받았다는 후문이다.

한편, 을사년 새해를 맞은 카드사 CEO들의 경영 화두는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 2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박 사장은 “인구 감소와 시장 성장률 정체, 디지털로 무장하고 있는 테크 기업들, 우리의 과거 성공방정식을 참고해 오히려 더 날카로워지고 있는 경쟁사들의 전략들이 우리가 처한 냉정한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시기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고객의 관점에서 작은 불편함도 없애는 페이먼트 프로세스 혁신·스캔들 제로·페이먼트 경쟁력에 따른 시장 지위의 확대, 그리고 시장 지위의 확대에 따른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 이 세 가지만이 카드사의 존재 이유이고, 본질적 지향점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Deep Change(깊은 변화)’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대내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플랫폼, 데이터 역량 지속 강화와 더불어,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위협과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 역시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기 위해 빠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한 변화의 방향으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KB국민카드 ▲실행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KB국민카드 ▲함께 일하는 KB국민카드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KB국민카드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 사장은 “도덕과 원칙을 의사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소상공인 및 금융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상생금융의 실천과 지역상권의 활성화 등 서민 금융의 중추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세상을 바꾸는 금융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카드의 진성원 사장은 2일 열린 취임식에서 임직원들에게 “빅테크 IT사들과의 경쟁 심화 등 격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신용카드 회사 기본에 충실한 카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독자카드사 전환의 완성을 통한 수익·비용구조 개선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하고 싶은 기업문화 등 3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끝으로 이민경 NH농협카드 사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 고객 중심 리워드 체계 구축 ▲ 신규고객 발굴 및 기반 확대 ▲ New NH Pay 플랫폼 강화 ▲ 지속 성장 위한 상품 경쟁력 제고 등 고객을 위한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불확실성이 증대된 경제 환경과 비우호적인 경영 여건 지속으로 사업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NH농협카드만의 고객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외국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는 등 미래 고객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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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규미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경제부 손규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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