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핀테크 혁신펀드 2배 늘리고 규제개혁 속도 내는 금융당국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2-12-20 16:32:44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 혁신펀드 종전 5천억원서 1조로 확대 키로
금산분리, P2P 등 금융규제 과감히 개선...마이데이터 대상 확대도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 왼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제공>

핀테크는 금융(Finance)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신기술금융을 통칭한다. 쉽게 말해 결제, 송금, 대출, 자산관리 등 각종 금융 서비스가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이뤄지는 것을 통상 핀테크로 부른다. 최근엔 AI, 블록체인 등 신기술까지 금융에 접목, 핀테크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는 양상이다.


금융은 원래 정부의 관리하에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주도해왔었다. 그러나 핀테크의 등장으로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금융 시장에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속속 진출, 짧은 시간에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며 금융시장 판도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도 결국 이러한 핀테크 시장 활성화 덕택이다.


우리나라는 IT 및 모바일 강국이고 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돼 있어 핀테크 사업을 영위하기에 유리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핀테크기술과 산업 경쟁력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확실히 열세다. 과도한 정부 규제에서 비룟된 결과다.


금융당국이 핀테크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동시에 핀테크 산업을 비롯한 금융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거나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에 대한 신뢰와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금융시장의 특성을 감안, 보안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복현 금감원장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핀테크 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핀테크 혁신펀드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등 주요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우선 핀테크 기업에 특화한 '핀테크 혁신펀드'를 종전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2배 늘리로 했다. 금융권 출자를 바탕으로 성장 금융이 운용하는 '핀테크 혁신펀드'는 원래 4년(2020~2023년)간 5000억원 지원이 목표였으나 향후 4년 간 5000억원을 추가 결성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해 '제 2의 빅테크'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5조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와 실리콘밸리 은행식 벤처대출을 도입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해마다 3조원씩 5년 간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 펀드는 혁신 산업과 성장 지원으로 분야를 나눠 각 분야 연 1조5000억원씩 지원하게 된다.


혁신산업에는 반도체, AI, 항공우주, 로봇 등 신산업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이 속한다. 정부는 정책금융 등을 활용해 혁신산업 분야의 벤처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기업은행,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6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 공급 프로그램을 신설키로했다. 특히 기존의 재무제표 중심의 정책금융 지원 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성 중심으로 심사 기준을 변경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핀테크 혁신펀드를 확충한 것 외에도 전 산업권에 걸친 규제 개선과 규제샌드박스 내실화를 통한 혁신금융서비스 창출 지원,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범위 확대 및 인공지능(AI)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등을 주요 핵심 정책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또 14개 핀테크 지원기관이 참여하는 핀테크 분야 통합 지원체계도 구축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선 과감한 규제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금산 분리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각각의 지분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금산분리법은 1995년 제정돼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란 지적을 받아왔다.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규제혁신도 추진한다. 우선 고금리 시대를 맞아 수요가 늘고 있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으로 P2P업체들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입했으나 자본금(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업체가 속출해 투자자 불안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바꾸겠다는 의미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온투법 개정을 논의하고 필요한 경우 적극적인 유권해석과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해소할 계획"이라며 "핀테크가 금융산업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알찬 과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부터 시행중인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용률이 크게 높아지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고, 적용 범위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정보를 핀테크에 제공하는 마이데이터는 지난 9월 기준 누적 가입자수가 5480만명에 달한다. 전체 누적 전송 건수는 지난 1월 85억건에서 9월 말 1048억건으로 12.3배 폭증했다.


금융위는 특히 기업은행을 통해 벤처기업들이 초기 투자유치 이후 후속투자를 받기까지 자금이 부족한 기간에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 대출에 0% 금리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결합한 실리콘밸리은행식 벤처대출을 도입키로 했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시리즈A 투자유치 이후 벤처캐피털을 통한 자본조달이 늦어져 회사가 급격히 위기에 빠지는 이른바 '데스밸리' 구간에 긴급자금을 수혈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기반을 갖출 수 있는 가교역할을 맡겠다는 의미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이 성장 잠재력 있는 혁신적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과 민간자금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민간자금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혁신분야의 자금공급과 모험자본육성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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