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통신 3사에 1140억 과징금…번호이동 담합 제재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3-12 17:44:37
번호이동 75% 감소…이통사 “단통법 준수 위한 조치” 반발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행위에 대해 과징금 1140억원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2013년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과다 지급을 이유로 106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최대 규모다.

공정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2015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번호이동 가입자 증가가 특정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상호 조정하는 데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특정 사업자가 타사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원금이나 장려금을 인상하면, 경쟁사들도 이를 따라 지원금을 높이면서 결과적으로 비용 부담만 증가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통신 3사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공동으로 시장 상황반을 운영하면서 번호이동 가입자 증감 추이와 판매장려금 수준 등을 공유하는 등 합의를 형성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시장 상황반을 통해 특정 통신사의 가입자가 급증하면 자체적으로 판매장려금을 낮추거나, 순감한 다른 통신사들이 장려금을 올려 균형을 맞췄다. 반대로 번호이동 순감이 커지면, 순증한 사업자들이 장려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을 조정했다.

공정위는 ‘18시경 트렌드가 LG쪽에 안 좋게 나올 경우 SKT와 KT가 차감 정책 시행하기로 구두 약속’, ‘3사 합의를 통해 추가 정책 시행’ 등 KAIT 내부 문건을 토대로 이통 3사가 번호이동 순증감에 따라 판매장려금을 조절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KT 번호이동이 순증하고 SKT가 순감하자 KT 담당자는 SK텔레콤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고, 다음날 판매장려금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는 내부 문건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더해 상황반에서 함께 있었던 KAIT 담당자가 3사간 ‘상호 순증감 조약’이 존재하며, 암묵적인 짬짜미가 장기간 이뤄졌다는 점을 부하 직원에게 설명하는 대화 내용도 발견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번호이동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 행위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통신 3사의 일평균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는 2014년 3000여건에서 2016년 200건 이내로 급감했으며, 일평균 번호이동 총 건수도 2014년 2만8872건에서 2022년 7210건으로 75%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업계는 공정위가 담합이라고 판단한 시장 상황반 운영이 사실상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준수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특정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 차별을 막고 시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2015년 방통위의 단말기유통조사단이 운영을 시작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은 이와 연계해 시장 상황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단통법(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 집행에 따랐을 뿐, 담합은 없었다”며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는대로 법적 대응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LG유플러스 역시 “담합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에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단통법 준수를 위해 강제력이 있는 방통위 규제에 개별적으로 따랐을 뿐이고, 다른 경쟁사와는 별도로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KT는 공정위 처분 관련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따로 답변을 주지는 않은 상태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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