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기'로 빌라 628채…전세사기 일당 78명 검거

산업 / 성민철 / 2023-01-13 16:02:46
숨진 '빌라왕' 다수 배후로 지목된 컨설팅업체 대표도 구속
임차인 37명 전세보증금 80억원 챙겨
▲ 숨진 빌라·오피스텔 임대업자 정모 씨 사건과 관련해 실제 집주인인 '빌라왕'의 배후로 추정되는 신모씨가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서울 강서구 등에서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600여채를 매수한 이른바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 대표 등 전세사기 일당 수십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부동산 컨설팅 대표 신모씨와 빌라왕으로 불리는 임대사업자 김모씨, 컨설팅업체 직원과 분양 실장들, 전세 브로커 등 총 78명을 검거했다. 현재 신씨와 김씨는 구속된 상태다.

13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무자본 갭투기'로 다세대 주택을 무더기로 사들여 전세 보증금 수십억원을 편취한 일당 7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 2021년 제주에서 숨진 빌라 임대업자 정모씨의 배후로 지목됐던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씨와 또 다른 '빌라왕' 김모씨 등 2명은 구속됐다.

이들 78명은 2017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다세대 주택 628채를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매수해 임차인 37명의 전세 보증금 80억원을 속여 빼앗은 혐의(사기)를 받는다.

무자본 갭투기란 임대차 계약과 매매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으로 신축 빌라 등의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수법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신씨는 건축주 등 건물 소유자에게 매수인을 연결해주는 부동산 컨설팅업체를 차려 김씨와 공모해 신축 빌라 등 다세대 주택 총 628채를 모두 김씨 명의로 매수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계좌 내역을 분석해 이 과정에 참여한 전세 컨설팅업체 관계자, 분양업자(브로커) 등 76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들은 각각 매물 물색, 임차인 모집, 계약서 작성 등 역할을 분담해 전세·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매도인에게 분양·컨설팅 대가로 받은 수수료를 나눠 가졌다. 이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취득한 불법 수익은 총 8억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이들이 컨설팅 수수료 등 리베이트 금액을 포함해 전세보증금을 부풀리고, 이 보증금만으로 다세대 주택을 매입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매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임차인이 낸 전세 보증금으로 충당한 탓에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었다.

경찰은 반환받지 못하는 전세보증금 피해 금액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검거된 일당의 여죄와 유사 피해 사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경찰은 신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그가 이번에 구속된 김씨와 숨진 정씨 외 다른 '빌라왕'들도 '바지 매수인'으로 두고 주택을 사들인 정황을 파악하고 이들 간의 공모관계를 추가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세계약서 작성 시 임대인이 변경되는 경우 즉시 임차인에게 통지하고,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경우 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특약란에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 범죄 구조도 <자료=서울경찰청>

 

토요경제 / 성민철 기자 toyo@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성민철
성민철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성민철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