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美 AP1000 6기 공급망 공략

산업 / 이슬기 기자 / 2026-10-07 16:00:39
대형원전 8기 중 APR1400 2기·AP1000 6기
최대 1200억달러 투입…국내 시공·기자재 참여 확대
정부, 인증·공급사 등록 등 30여개 지원사업 고도화
▲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회 원전수출 리더스포럼이 열리고 있다. 2026.10.7 [연합뉴스]

 

한국 원전 수출이 APR1400 완성형 원전 수출을 넘어 미국 AP1000 공급망 참여로 넓어진다.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담긴 대형원전 8기 가운데 6기가 AP1000인 만큼 국내 시공·기자재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계약을 확보하느냐가 새로운 수출 성과로 떠올랐다.

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와 원전업계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첫 '원전수출 리더스포럼'을 열고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후속 과제와 미국 원전 공급망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원전 중소·중견기업들은 미국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과 공급사 진입 요건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미 양국이 지난 1일 공개한 원전 프레임워크는 한미전략투자기금 최대 1200억달러를 활용해 미국에 대형원전 8기를 건설하는 구상이다. 한국형 APR1400이 2기, 웨스팅하우스 AP1000이 6기다.

수량만 놓고 보면 전체 계획의 75%가 미국 노형이다. 국내 원전산업 입장에서는 APR1400 2기의 미국 진출뿐 아니라 AP1000 6기의 시공과 기자재 공급에서 얼마나 많은 일감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진 셈이다.

정부도 이를 공식적인 수출 전략으로 제시했다. 산업부는 지난 1일 원전수출기획위원회에서 APR1400의 미국 건설 대응체계와 함께 AP1000 6기의 공급망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별도 의제로 논의했다.

이는 UAE 바라카 원전과 같은 기존 수출 방식과 차이가 있다. 바라카에서는 한국형 노형을 중심으로 설계와 기자재, 시공 등을 묶어 공급했다면 AP1000 사업에서는 웨스팅하우스 노형에 국내 시공사와 기자재 업체가 공급자로 참여하게 된다.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의 최대 투자재원은 1200억달러다. 약 1000억달러가 건설비용이고 나머지 200억달러는 예비비로 구성됐다. 다만 이 금액 전체를 국내 기업의 수주액으로 봐서는 안 된다. 실제 국내 기업 매출은 향후 개별 EPC와 기자재 계약이 체결돼야 확정된다.

초기 기자재 발주도 관심사다. 양국은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를 전제로 연말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투입해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장주기 품목을 확보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기자재 기업의 참여 기회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일부 AP1000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과거 미국 신규 AP1000 원전에 주기기를 공급한 실적을 갖고 있다. 향후 미국 신규 원전 건설이 현실화하면 기존 제작 경험을 토대로 추가 공급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다.

현대건설도 미국 텍사스에서 페르미 아메리카가 추진하는 AP1000 대형원전 4기의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부지 배치와 냉각방식, 예산·공정 등을 설계한 뒤 EPC 계약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공급망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 시행 중인 '원전 수출 첫걸음'과 해외 인증 취득, 공급사 등록, 수출보증보험 등 30여개 사업을 고도화하고 미국 시장에 맞춘 신규 지원책을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8개 원전의 개별 사업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다. 프레임워크는 큰 틀의 협력 방향을 정한 것으로 부지와 사업구조, 건설 일정은 추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개별 프로젝트도 상업성 검토와 국내 절차를 통과해야 최종 추진된다.

미국 원전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APR1400 2기의 수출 여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AP1000 6기에서 국내 기업이 시공과 주기기·보조기기 공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K원전의 수출 범위가 한국형 원자로를 파는 데서 한국 원전산업의 설계·시공·기자재를 미국 공급망에 넣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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