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전세사기 피해자 '긴급주거지원' 빨라진다

산업 / 박미숙 / 2023-03-10 15:44:28
경매 진행 중에도 '피해확인서' 발급 받아 대출 지원 가능
긴급지원주택 입주 조건 조정…월세 6개월 선납에서 매월 납부로
새 전셋집 입주시 저리 융자 지원
▲ 서울시 구로구 빌라 밀집지역<사진=토요경제>

 

전세사기를 당한 임차인이 제때에 긴급주거지원을 받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지자 정부가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지난달 인천시에서 전세 보증금 7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 임차인 A 씨가 "정부 대책이 실망스럽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피해자 모임과 시민단체가 정부 책임을 성토하며 나서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9일 인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피해 임차인 간담회를 한 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먼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저리 대출이나 긴급주거지원을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피해확인서 발급을 앞당긴다. 지금까지는 경매 절차가 끝나고 피해가 확정돼야 피해확인서를 발급해줬고, 이 확인서가 있어야 저리 전세자금 대출과 긴급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라도 피해가 확실하면 조건부 확인서를 미리 발급받을 수 있도록 변경하고 유효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다.

또한 6개월치 선납과 기존 주택 면적 이하 주택에만 입주할 수 있는 ‘긴급거처 조건’을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앞으로는 월세는 매월 납부하면 되고, 기존 주택의 면적을 초과하더라도 유사한 면적이라면 긴급거처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긴급지원주택에는 최대 2년간 살 수 있지만, 2년 이후에도 일상으로 복귀하기 어렵다면 국토부가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긴급주거지원을 받은 피해자가 퇴거 후 새로운 전셋집에 입주하는 경우에도 저리 전세자금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대 3억원 이하 전셋집까지 가구당 2억4천만원을 연 1∼2%대 금리로 대출받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임차인이 보증부 월세로 이전하는 경우에도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가 전세금을 건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던 집을 경매에서 낙찰받았다면, 디딤돌 대출과 보금자리론의 생애최초 대출 혜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딤돌대출은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해주고 보금자리론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10%포인트 완화한다.

국토부는 임대인이 사망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또는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전세대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은행권과 전세대출 보증기관에 적극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금융기관에서 이런 방침을 모르고 피해자들의 대출 연장을 거절하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1일 이전에 전세사기 주택 경매·공매 절차가 시작됐더라도 4월 1일 이후 매각이 진행된다면 국세보다 전세금을 먼저 돌려받을 수 있다.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도 국세보다 전세금을 먼저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국세기본법이 4월 1일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4월 1일 이후 경매가 시작돼야만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냐는 문의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그 전에 절차가 시작됐더라도 4월 1일 이후 매각이 이뤄지는 경우까지 폭넓게 인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리상담을 원하는 피해자를 위해서는 비대면 상담과 전국 500곳 협약센터에서의 방문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1인당 최대 3회)한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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