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과징금 폭탄 논란…“징벌보다 재발방지” 목소리 나오기도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8-28 15:43:23
개인정보위, 역대 최대 1348억 과징금 부과…“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결론
APT 공격 특성상 기업 대응 한계…국가 차원의 보안 체계 필요성 부각
과징금 형평성 논란도…“구글·메타보다 과중, 재발방지 중심 규제로 전환해야”
▲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사고 제재처분 의결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SK텔레콤에 역대 최대 과징금 1347억9100만원을 부과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위원회는 가입자 인증에 필수적인 정보가 평문으로 저장되는 등 SKT의 관리 소홀을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규정했지만 일각에서는 과한 처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SKT는 홈가입자인증서버(HSS)가 해킹돼 전체 이용자 2324만여명의 휴대전화번호, IMSI, 유심 인증키 등 25종의 정보가 유출됐다.

조사 결과 해커는 2021년 침투 이후 수년간 내부망에 잠복하며 고도화된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기법으로 정보를 빼갔다. BPFDoor와 같은 은밀한 백도어가 활용돼 기존 보안체계로는 탐지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기업 보안 실패가 아니라 국제적 정보전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이경호 교수는 최근 세미나에서 “APT는 개인 해커가 아닌 국가 또는 조직적 배경을 가진 세력이 장기간에 걸쳐 수행하는 공격”이라며 “기업 중심 대응 체계를 넘어 국가 주도의 포괄적 방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징벌적 과징금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침해사고를 경험한 기업 중 신고 비율은 19.6%에 불과했다. 과도한 제재가 오히려 기업의 신고와 정보 공유를 위축시켜 보안 대응력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은 보완 조치를 성실히 이행한 기업에 과징금을 최대 90%까지 감경했고, 미국 역시 AT&T·T모바일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각각 170억~220억원 수준의 제재에 그쳤다.

반면 SKT에 부과된 1348억원은 구글(692억원), 메타(300억원대)보다 훨씬 크다. 업계에선 “구글·메타는 영리 목적을 가지고 개인정보를 활용했지만, SKT는 해킹 피해 기업이라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반발도 나온다.

SKT는 “이번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있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모든 경영활동의 핵심 가치로 삼고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투입해 보안 역량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객 안심 패키지와 보상 패키지를 포함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보안업계 한 전문가는 “엄중한 제재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동일한 사고 재발을 막고 피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와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영준
최영준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최영준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신한·KB국민·하나 뚫은 해킹, 은행 '본체' 아닌 주변부 노려

    신한·KB국민·하나 뚫은 해킹, 은행 '본체' 아닌 주변부 노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른 해킹 사고는 인터넷뱅킹이나 계정계보다 대출모집인·임직원 등이 사용하는 외부 업무시스템에 집중됐다. 금융당국도 외부 웹페이지와 서버를 보안 사각지대로 지목하면서 금융권의 보안 점검 범위가 핵심 전산망에서 외부 접점으로 확대되고 있다.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정보유출이 확인된 곳은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현대캐피

    2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3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4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상반기 이후 1조3000억원 넘는 시공권을 추가하면서도 기존 사업장의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함께 개선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3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4조11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민간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

    4
    퍼스트솔라, JA Solar까지 제소…미 태양광 장벽 '관세서 특허로'

    퍼스트솔라, JA Solar까지 제소…미 태양광 장벽 '관세서 특허로'

    미국 태양광 시장의 진입장벽이 관세와 원산지 규제에서 핵심 제조기술 특허로 넓어지고 있다. 미국 퍼스트솔라(First Solar)가 중국 제이에이솔라(JA Solar)를 상대로 TOPCon 특허소송을 추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는 생산기반과 공급망에 이어 지식재산권 관리가 새로운 경쟁요소로 부상하고 있다.5일 미국 법원 기록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First S

    5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