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간판 내걸고 공모주 청약 대행…신라·제니스 결국 ‘시장 퇴출’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9-23 15:38:35
본업 미영위·자기자본 미달·허위공시까지…금융위 인가·등록 취소
금융사 등록 여부만 믿어선 안 돼…허가받은 ‘업무 범위’ 확인해야
▲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신라자산운용과 제니스투자자문에 대한 금융투자업 인가·등록 취소는 단순한 공시 위반 제재를 넘어선다. 금융당국이 허가한 제도권 금융회사라도 실제 영업 내용이 인가·등록 범위를 벗어나거나 최소한의 재무건전성을 갖추지 못하면 투자자를 보호하는 안전판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낸 사례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제16차 정례회의에서 신라자산운용의 공모집합투자업 인가와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취소하고, 제니스투자자문의 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 등록도 취소했다.

두 회사에는 임원 해임 요구와 함께 과태료·과징금도 부과됐다. 신라자산운용에는 과태료 14억9400만원과 과징금 2000만원, 제니스투자자문에는 과태료 12억8000만원이 내려졌다.

이번 제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금융당국이 문제 삼은 사유가 한 가지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감원 검사에서 두 회사 모두 등록하거나 인가받은 업무를 정상적으로 영위하지 않은 사실과 최저 자기자본 유지 의무 위반 등이 확인됐다. 여기에 업무보고서 허위 공시와 경영상황 보고 누락까지 겹쳤다.

금융투자업의 인가·등록 구조를 보면 제재의 의미가 보다 분명해진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은 투자매매·투자중개·집합투자·신탁·투자자문·투자일임 등으로 나뉘며 각 회사는 영위하려는 업무에 따라 별도의 인가나 등록을 받아야 한다. 금융위 역시 금융투자업을 업무 단위별로 구분해 인가·등록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회사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회사가 모든 종류의 투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라는 명칭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해당 회사가 실제로 어떤 금융투자업을 인가·등록받았는지, 제안받은 거래가 그 업무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사안에서는 공모주 청약 대행을 내세워 투자금을 모집한 뒤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가운데 검사 과정에서 영업·재무·공시 전반의 법규 위반이 확인됐다. 금융위가 과태료나 기관경고에 머물지 않고 인가·등록 자체를 취소한 것은 더 이상 해당 금융투자업을 계속하도록 두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제재 절차도 이미 진행돼 왔다. 금융위가 공개한 제13차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내용을 보면 증선위는 지난 9월 신라자산운용과 제니스투자자문에 대한 수시검사 결과 조치안을 각각 원안 의결했다. 이후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치면서 인가·등록 취소가 최종 결정됐다.

인가·등록 취소는 금융투자회사에 사실상 시장 퇴출에 해당하는 강한 행정제재다. 과거에도 금융위는 업무 미영위나 자기자본 유지 의무 위반 등이 확인된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에 등록 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2022년 스탠다드자산운용과 아데나투자자문 역시 같은 사유 등이 확인돼 금융투자업 등록이 취소됐다.

다만 인가·등록 취소와 투자금 회수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행정당국이 금융회사의 영업 자격을 박탈했다고 해서 피해자의 투자금이 자동으로 반환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금 반환 여부는 회사의 잔여재산과 채권·채무 관계, 민·형사 절차 등에 따라 별도로 결정된다.

결국 이번 제재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제도권 금융회사인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투자자는 금융회사 이름이나 등록 여부뿐 아니라 어떤 업무를 허가받았는지, 투자금이 어느 계좌로 들어가는지, 제안받은 상품과 거래가 해당 회사의 정식 업무인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자산운용과 투자자문·일임업계의 법규 위반을 엄격하게 감독하고 위반 행위에는 엄정한 사후 제재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두 회사에 대한 인가·등록 취소는 부실한 금융회사를 사후 퇴출하는 것뿐 아니라 제도권 금융회사라는 외형이 투자자 모집에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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