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피해, 전국 확산…인천·경기·대전·부산 등 일파만파

산업 / 박미숙 / 2023-04-19 14:51:28
20∼30대 청년층·다가구 주택 밀집지역 중심으로 피해 집중
▲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19일 경찰청이 지난해 7월부터 3월까지 실시한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결과, 전세사기 피해자 1460명 중 20~30대 청년이 696명(47.7%) 이었다.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부동산 계약경험이 적은 2030세대들이 전세사기의 표적이 된 것이다. 올해 2월과 지난 14월 인천미출홀구에서 전세사기를 당해 극단선택을 한 피해자들도 20대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주택, 이미 1523호가 임의 경매 진행 중

인천시는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3월말 기준으로 1천523호가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가 진행 중이고 87호는 매각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가 대책위에 가입한 1천787호 가운데 1천66호가 경매·공매로 넘어간 것으로 집계한 것보다 500호가량 많은 규모다.

인천시는 속칭 '건축왕'·'빌라왕'(사망)·'청년 빌라왕'(사망) 등 3명이 인천에 소유한 주택이 총 3천8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는 이달 초 서울 강서구일대에서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1세대 빌라왕'으로 불리는 임대사업자 이모(65)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470여채가 넘는 주택을 보유한 이씨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임차인 43명에게서 총 84억원의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한 혐의(사기)를 받는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서울 화곡동을 무대로 무자본 갭투자 사기를 벌여 30억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구속기소됐다.

'화곡동 빌라왕'으로 불린 임대사업자 강모(55)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공모해 2015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건축주 등으로부터 1채당 평균 500만∼1천5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아무런 자본 없이 화곡동 일대 빌라 283채를 매입하고 임대한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8명, 피해 금액은 총 31억6천800만원에 이른다.

경기도 화성동탄경찰서에 전세사기 피해 신고 접수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도 19일 피해자 수십명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동탄·병점·수원일대 오피스텔 250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이 최근 세금 체납 문제로 임차인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렵다며 소요권을 이전받을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최근 집값 하락으로 다수 오피스텔의 거래가가 전세금 이하로 떨어진 데다가 체납세까지 있는 상황에서 소유권을 이전받을 경우 가구당 2천만∼5천만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대전에서도 전세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다가구 주택이 모여있는 서구 도마동·괴정동 등을 중심으로 50억원대 규모 전세 사기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말 서구 도마동과 괴정동에 거주하는 전세 사기 의심 피해자 20여명으로부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했다.

현재까지 경찰에 신고된 피해 규모는 20억여원 정도지만, 피해자 모임에서 파악한 피해 가구는 도마동과 괴정동, 중구 문창동 지역 55가구 50억원 이상 규모로 추정된다.

또 '깡통' 오피스텔을 월세 매물로 속여 수백억원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로 전직 방송사 직원과 부동산 법인 관계자, 공인중개사 등이 낀 일당이 대전지검에 구속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들은 대전에 법인을 세운 뒤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에서 갭투자를 통해 전세 계약된 '깡통주택' 오피스텔과 빌라를 사들여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세입자 163명으로부터 32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공인중개사들과 공모해 매매 수수료를 1건당 최대 4천500만원까지 지불, 중개업자들이 매매를 성사하기 위해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 


부산· 창원 등지에서도 전세 사기 사례 발생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도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본인과 법인 명의 부산 부산진구와 동래구 일대 오피스텔 100여채의 세입자들을 상대로 80억원 상당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30대를 구속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부동산 중개인과 짜고 세입자 15명으로부터 보증금 5억여원을 가로챈 오피스텔 건물주가 기소됐다.

전세 사기 일당들은 대부분 임차인이 지불한 임대차보증금으로 해당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데도 막연히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보증금 돌려막기'로 연연하다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1채에 평균 1억∼2억원 정도의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을 시세보다 비싸게 계약하고, 범행을 도운 공인중개사 등에게는 통상의 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수법을 썼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미숙
박미숙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박미숙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