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정부, 석달째 '경기둔화' 인정...내수회복이 '위안거리'

체크Focus / 장학진 기자 / 2023-04-14 14:33:53
기재부 그린북 4월호 발표, "반도체 중심 경기둔화 지속"
내수 완만학 회복세...中관광객 5배 늘고 카드매출9.0%↑
▲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총회 참석차 방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제임스 맥코맥 국가신용등급 글로벌총괄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정부가 현재의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석달째 '경기둔화 흐름'이라는 공식 인정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부진과 이에따른 설비투자 위축이 맞물리려 경기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수출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력품목인 반도체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이다.


한가지 위안거리는 고물가로 인한 구매심리 위축으로 극도로 얼어붙었던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당분간은 물가안정에 우선 순위를 두는 정책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IMF, 세계은행(WB)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3(현지시간) 워싱턴 DC IMF빌딩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굉장히 큰 상황이어서 정부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경기와 시장 안정을 위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둔화의 주원인은 반도체 부진 때문" 적시

기획재정부는 14일 그린북(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가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처음으로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정부가 3개월 연속 '경기둔화'란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가 현 경제 상황을 석 달째 '둔화' 국면으로 판단하며, 그 원인을 반도체를 필두로한 제조업의 탓으로 돌렸다. 지난 3개월간 의 경제상황이 '경기 둔화'란 점에선 같지만, 그 핵심이 제조업임을 명시한 것이다.


제조업 중에서도 반도체 부진은 우리 경제회복의 최대 변수가 된 지 오래다. 반도체는 수출, 고용, 설비투자 등 여러지표에서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반도체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경기둔화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재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이와관련, "현재의 부진은 제조업, 제조업 중에서도 IT, IT 중에서도 반도체라는 특정 부문으로 상당 부분 집중돼 있다"면서 "반도체가 수출과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가장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반도체의 부진은 전제 광공업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3월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제품 부진으로 작년 동월 대비 13.6% 줄었다.


전반적인 수출부진도 심각하다. 품목별로는 반도체(35%↓)·디스플레이(42%↓)·석유화학(25%↓)·철강(11%↓) 등 15대 주력품목 중 13개가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대(對)중 수출이 33% 감소했다. 주요 수출국중 최대 감소 폭이다.


제조업이 좀처럼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내수 부문은 대면 활동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는게 정부의 분석이다. 3월 그린북과 비교하면 내수에 대한 우려는 줄고 기대는 다소 높아졌다.

 

▲반도체 수출부진에 제조업경기가 부진하고 전체 광공업생산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은 수출대기중인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제공>

 

■ 中관광객과 카드매출 증가...내수 회복세

실제 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로 0.7%, 소매 판매는 5.3% 증가했다. 3월 소매 판매 속보 지표는 더 긍정적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 대비 5배(503.1%) 이상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 탓도 있지만, 중국관광객의 급중은 고무적인 일이다.


백화점 매출액도 작년 동월 대비 7.2%로 증가했다. 2월의 증가율(5.2%) 보다 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도 9.0%로 2월의 8.1%보다 소폭 확대됐다.


내수의 완만한 회복은 물가 상승세 둔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린북 4월호에는 지난달과 비교하면 '다소 둔화'에서 '다소'가 빠졌다. 정부가 이제 물가 둔화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의 강력한 긴축기조로 인해 물가상승률은 올들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3월들어 이같은 흐름이 더욱 뚜렷해져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2월의 4.8%보다 0.6%포인트 둔화했다.

 

고용시장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고용의 질적인 개선은 더딘편이지만, 양적으론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속에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됐다는 얘기다. 실제 3월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 46만9천명 증가, 10개월 만에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시장 역시 가격하락폭을 계속 축소하며 바닥론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기재부는 주택시장이 매매 및 전세가격 하락 폭이 전월보다 다소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소매판매, 소비자심리지수 등 전반적 오름세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2월)는 1년 전과 비교해 0.8% 감소했으나 전달에 비해선 5.3% 증가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2.0을 기록하며 전달 대비 1.8포인트 올랐다.


소비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재부는 "3월 소매판매의 경우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같다"고 분석했다.


2월 현재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0.2% 증가했다. 기재부는 향후 설비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국내 기계수주 감소, 평균가동률 하락 등을 지목했다.


전(全)산업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실적치가 개선(2월 69→3월 72)된 부분은 긍정적 요인으로 봤다. 건설투자의 경우엔 전달보다 6.0% 증가했는데, 건설수주·아파트 분양물량이 감소한 부분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앞으로 확고한 물가·민생안정과 철저한 대내외 리스크 관리 기반 하에 수출·투자·내수 등 전반적인 경제활력 제고 및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반도체 업황 회복 등으로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하며 "2분기까지 경기둔화가 이어지겠지만, 고용·물가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안정감을 찾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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