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연료로 쓰는 선박’ 현실화…HD현대 윙세일이 여는 조선 탈탄소 경쟁(2부)

산업 / 최성호 / 2026-01-12 14:25:33
실선 데이터 확보가 관건, 연료비·탄소 비용 동시 절감 가능성…친환경 선박 기술 주도권 경쟁 본격화
▲HD현대가 자체 개발한 ‘윙세일’ 시제품의 해상 실증 모습./사진=HD한국조선해양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HD현대가 풍력보조추진장치 윙세일의 해상 실증에 착수하면서, 자연 에너지를 직접 활용하는 선박 추진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상용화 문턱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료 효율 개선과 탄소 배출 감축을 동시에 요구받는 글로벌 해운·조선 산업에서 기술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해운 산업의 탄소 배출을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줄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각국 항만과 금융기관도 선박의 탄소 성적표를 투자·운항 기준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저황유,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연료 전환이 중심 전략이었다면, 최근에는 연료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보조추진 기술이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윙세일은 바람을 직접 추진력으로 활용해 엔진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연료비 절감과 탄소 배출 감소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고정식 돛과 달리 접이식 구조와 자동 제어 기능을 적용해 기존 상선 운항 체계에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인다. 실선 데이터가 확보될 경우 선사 입장에서는 투자 회수 기간과 운항 효율을 보다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된다.

기술 경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유럽 조선사와 스타트업들은 이미 로터세일, 소프트세일 등 다양한 풍력보조 기술을 실증 단계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대형 조선사가 자체 설계·제작·통합까지 수행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HD현대가 실해역 데이터를 선점할 경우, 향후 글로벌 친환경 선박 발주 시장에서 기술 표준과 패키지 솔루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이번 실증은 기자재 국산화와 지역 기업 참여 확대라는 파급 효과를 갖는다. 구조물, 복합소재,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중소 협력사가 실증 과정에 참여하면서, 단순 조립 중심을 넘어 고부가 기술 축적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향후 관건은 실증 결과가 어느 수준의 연료 절감 효과와 운항 안정성을 입증하느냐다. 연료 가격 변동성과 탄소 배출 비용이 구조적으로 상승하는 환경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절감 효과가 수치로 확인될 경우 선사들의 채택 속도는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윙세일이 단기적으로는 기존 선박 개조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신조선 설계 단계에서 핵심 옵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 제고를 넘어 실제 비용 절감과 규제 대응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기술로 검증될 경우, 한국 조선업의 차세대 성장 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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