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LNG 발전 일부, 석탄으로"...탄소중립 역행, 한전의 극약처방?

체크Focus / 조은미 / 2022-10-05 13:48:00
석탄발전 비중 8% 높여 1조6천억 연료비감축 추진...전문가들, 적자 메우기 위한 무리한 계획에 곱지않은 시선
한전이 적자누적을 메우기위해 LNG발전의 일부를 석탄으로 대체하기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한국전력이 부동산자산매각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발전 연료를 국제시세가 급등하고 있는 LNG를 석탄으로 대체하는 극약처방을 내려 주목된다.


환경전문가들 사이에선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 한전이 친환경 연료인 LNG 대신에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을 택한 것을 놓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전 측도 석탄 발전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의식,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LNG를 석탄으로 대체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국제에너지 가격이 다시 꿈틀 대고 있어 이 약속이 지켜질 지는 의문이다.


한전은 LNG 발전 일부를 단가가 싼 석탄 발전으로 대체하기 위해 현행 석탄발전상한제를 완화, 연료비 부담을 줄이는 재정건전화계획을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고 5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산하 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 등 5대 발전공기업은 지난해 석탄발전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상한제를 설정하고 시행에 들어갔지만, 한전이 재정 건전성에 빨간등이 켜지자 상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한전의 재정건전화계획이 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LNG로 발전하는 전력의 약 12.8TWh(테라와트시)를 석탄 발전으로 대체, 연료비를 절감할 방침이다. 지난해 LNG 총 발전량이 약 160TWh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LNG 발전량의 약 8%가 석탄으로 대체되는 셈이다.


한전은 석탄 발전을 통해 올해만 약 1조5990억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LNG(169.88원/KWh)와 석탄(95.98원/KWh)의 단가 차이에 의한 직접 비용 절감이 9458억원이다.


여기에 연료비가 가장 비싼 LNG발전량을 감축하면서 그에 따른 전력도매가격(SMP)의 전반적인 인하 효과로 이어져 8010억원이 추가 비용 절감효과가 생길 것으로 한전 측은 예상했다.


다만 석탄의 온실가스 배출이 LNG 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배출권 구입 비용이 1478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하 이는 비용 절감 효과에 비해 훨씬 적어서 전체적으로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에 일부 기여할 것이라는게 한전측의 주장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4조3000억원의 적자를 내며 위기에 빠졌다. 작년 연간 영업적자(5조9000억원)의 3배 가까운 적자를 상반기에 낸 거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누적적자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석탄 발전 비중을 높여 연료비를 줄이는 것은 한전의 적자 폭을 줄이는 데는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달부터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 전기요금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한전자 올해 적자는 당초 예상치보다 크게 줄어든 20조원대 초반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전이 재정 악화를 이유로 어렵게 만든 '석탄발전상한제'까지 바꿔가며, 이산화탄소 배출의 원흉으로 평가받는 석탄발전을 애써 늘려 연료비 절감에 나서는 것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재무구조개선을 이유로 석탄발전을 다시 늘리고 친환경 발전 비중을 줄이는 것은 '탄소중립'이란 국제 추세를 경시하는 단기주의적 발상”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한전이 한전살리기란 미명아래 근시안적 극약처방 대신에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공적 투자가 궁극적으로 한전의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란 걸 심각하게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 감사에서 "한전의 적자는 상당한 기간을 두고 해소해야 한다"면서 전기요금의 대폭인상설을 일축했다.


추 장관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 "탄소중립으로 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감축 수단과 이행 경로 등에 관해서는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며 "종합 감안해 실현 가능한 경로를 찾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을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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