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STX중공업 인수전 가세한 現重, '선박엔진 초격차' 노린다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12-16 13:46:34
HSD 등과 입찰 참여, 3파전 양상...막강 자본력 갖춰 유력 인수후보 평가
인수시 글로벌 선반엔진 시장 50% 이상 점유...강력한 시장지배력 갖출듯
현대중공업그룹(이하 현중)이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내세워 선반부품업체인 STX중공업 인수전에 전격 가세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STX중공업 인수전에 중국 조선업체가 불참한 가운데, 현중이 STX중공업 M&A 경쟁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한 것이다.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그룹이 선박엔진 전문업체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엔진부문에서 1위자리를 굳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STX중공업의 매각을 선언한 이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외 PEF들도 금리상승, 증시부진 등으로 M&A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거 발길을 돌려 막강 자본력을 보유한 현중의 인수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는 STX중공업의 인수가격은 대략 1천억원 전후이다. STX중공업의 주당평균거래가격을 5천원으로 적용한 지분평가액 68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감안한 금액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지난 14일까지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STX중공업 인수에 LOI(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현중을 비롯해 HSD엔진(옛 두산엔진), 해외기업 등 3곳이다.


STX중공업은 2014년 STX그룹이 해체된 이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관리해오다 2018년 사업부 분할 매각을 통해 PEF인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지분 67%를 987억원에 인수했다. 파인트리는 이후 일부 주식을 장내에서 내다팔아 현재 47.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STX중공업 인수 경쟁이 3파전 양상이다. 하지만, IB업계에선 글로벌 조선업계 부동의 1위인 현중이 자본력이 풍부하고, 전후방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HSD엔진 등과 3파전서 비교우위 평가 지배적


현중이 STX인수에 매우 적극적으로 달려든 까닭은 이 회사를 인수할 경우 기존 엔진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선반용 엔진 부문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중은 현재 대형 엔진을 중심으로 세계 선반엔진 부문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다. 여기에 중소형 엔진 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STX중공업 마저 품에 안는다면, 완벽한 제품 라인업구축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현중이 만약 STX중공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일부 마이너스 요소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상호 시너지효과로 인해 글로벌 엔진 시장 점유율을 50%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연간 선박 엔진 기계 생산 능력(케파)은 현중이 1200만 마력이고 STX중공업 130만 마력인 것으로 전해진다. 케파 기준으로 STX가 현중의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100% 가동 중인 현중과 달리 STX는 25%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M&A후 사업조정 등을 통해 STX의 가동률을 높일 경우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더욱이 현중과 STX중공업의 엔진사업부는 각각의 경쟁력있는 부문이 달라 시너지를 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중 입장에선 기존 대형 엔진 외에 STX가 강점을 보유한 중소형 엔진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STX중공업은 선박 엔진과 터보차저·크랭크·샤프트 등 기자재 전문업체로서 특히 친환경 스펙(spec) 엔진 부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선박용 디젤엔진의 핵심 부품, 첨단 소재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왔다.

 

친환경 스펙 강점 STX 인수로 경쟁력 더 강화 포석


현중으로선 엔진기계 사업부의 매출 확대는 물론 2% 부족한 친환경 엔진 기술 및 노하우까지 확보하며 선박산업의 핵심중의 핵심부품인 엔진사업의 체격과 체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중 관계자는 "늘어나고 있는 선박용 엔진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 STX중공업 예비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며 "인수에 성공한다면 자체 기술과 STX보유 기술을 접목, 중소형 엔진까지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업황 개선에 따라 STX중공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도 현중으로선 인수에 군침을 흘릴만한 대목이다. 올들어 STX중공업은 수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STX중공업은 상반기에 선박용 엔진 및 기자재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만 해도 작년 연결기준 매출의 39% 수준인 638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와관련, 16일 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현중의 엔진기계 사업부 매출 확대와 함께 친환경 스펙 엔진 채택으로 영업이익률 제고 등 실질적인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인수 성공시 시너지효과 기대"...증시 반응 우호적


증시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16일 12시 20분 현재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일대비 3.45% 오른 12만원에 거래중이다. 시가총액은 10조6084억원까지 증가했다. 현중 주가가 장중이지만, 12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 10월12일(12만1500원) 이후 처음이다.


현중이 인수전에 참전했다는 소식은 STX중공업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오전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올들어 한국 조선업, 즉 'K조선'은 제2의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선박 바람이 불면서 국내업체들이 강점을 지닌 LNG운반선, 컨테이너선박 등 고부가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글로벌 조선업계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STX중공업 인수에 성공하며, 선박 핵심부품인 엔진부문에서도 경쟁업체와의 추격권에서 더욱 멀어지며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은 다음 주부터 8주간의 실사에 들어간다. 주관사인 삼정측은 본입찰을 거쳐 내년 2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3월안으로 최종 매매계약(SPA)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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