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농산물값 폭등...올해 물가 3.6%↑, 2년 째 고공행진

체크Focus / 이중배 / 2023-12-29 13:38:07
통계청, 올해 물가 전년比 3.6%↑..12월엔 3.2%로 둔화
전기·가스 등 20% 상승...농산물 15.7%↑, 고공비행 계속
체감물가 급등에 서민부담 가중...내년엔 하향안정 기대

통화당국의 고강도 긴축유지와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 노력에도 불구,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중반의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물가상승률은 3.2%로 또다시 둔화되는 등 물가의 하향안정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3%를 넘는 고물가가 2년 째 계속되며 소비가 위축되는 등 정부의 경제운용에 발목을 잡았다.


4분기들어 물가상승률은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공공요금, 농산물, 가공식품 등 체감물가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서민들의 어깨는 무겁고, 삶은 팍팍하다. 

 

▲공공요금과 농산물값 폭등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3.6%의 높은 수준을 유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자료=통계청제공>

 

◇ 전기·가스·수도 물가 13년만의 최대폭 상승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1.59(2020년=100)로 작년보다 3.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3.6%의 물가상승률은 IMF(국제통화기금)가 지난달 2주 동안 6명의 미션단을 파견, 기획재정부 등과 면담을 토대로 발간한 ‘2023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의 물가 전망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기재부가 작년말 경제정책방향회의서 밝힌 2023년 물가상승률 예상치(3.5%)와도 거의 부합한다.


올해 물가상승률을 지난해(5.1%)와 비교하면 1.5%포인트(p) 둔화된 것이지만, 2021년(2.5%)보다는 1.1%p 높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엔 2016∼2018년 3년 연속 1%대를 유지했다. 2019년 0.4% 였다.


지난해 고물가의 주요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촉발된 국제 에너지류와 곡물가격 급등 탓이었다면, 올해는 공공 요금과 과실류 등 신선식품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물가는 전년 대비 20.0% 급등했다. 전체 물가보다 5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고물가가 절정에 달한 지난해(6.9%)와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는 관련 항목을 집계한 2010년 이후 13년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서민 체감도가 높은 공공물가가 2년 연속 치솟은 것이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2017년~2021년까지 5년 동안 2019년(1.5%)을 제외하곤 모두 1~2% 가량 하락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주택을 포함한 공공물가의 물가상승기여도는 0.86으로 지출목적별 12개 항목중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공물가의 폭등이 없었다면 올해 소비자물가가 2%대로 낮아졌을 것이란 얘기다.

 

▲농산물가격 폭등하며 물가가 2년 연속 3%가 넘는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농산물코너. <사진=연합뉴스제공>

 

◇ 신선식품지수 6.8% 상승...석유류 지난해 절반수준

농축수산물은 표면적으로는 3.1% 상승하며 전체 물가보다 0.5%p 낮게 나타났다. 2021년(8.7%)을 정점으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가 올해도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농산물(6.0%)과 수산물(5.4%)이 5% 이상 치솟았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올여름 집중호우와 폭염이 이어지며 작황이 좋지 않았던 탓에 10월과 11월(14.7%), 12월(15.7%)까지 석 달 연속 두 자릿수대로 올랐다.


과실류는 더욱 심각했다. '금사과'로 불리며 파동이 계속되고 있는 사과(24.2%)를 비롯해 귤(19.1%), 딸기(11.1%) 등 대부분의 과일이 작년 대비 상승률이 대폭 커졌다.


신선과실(9.7%) 가격이 크게 올라 신선식품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무려 3.2%p 높은 6.8%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를 포함, 모든 항목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올해 물가상승률을 3% 중반까지 낮추는 데 기여한 것은 석유류다. 지난해 20%대로 치솟았던 석유류 가격이 올해는 절반수준인 11.1% 떨어지며 물가상승률 둔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보다 4.0% 상승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4%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3.9%다. 생활물가는 2021년 3.2%, 지난해 6.0% 등 3년 연속 3%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서민들의 '장바구니물가' 부담이 3년 내내 지속됐다는 의미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12월 물가 소폭 둔화...농산물가격은 15.7% 급등

공공요금과 농산물가격 폭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어깨를 2년쨰 짓누르고 있는 고물가 행진은 내년도 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IMF가 내년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로 보고 있고, 정부도 내년 하반기엔 2%대 중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물가가 3% 초반으로 낮아진 것이 이를 어느정도 뒷받침한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2월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2(2020=100)로 11월과 같은 3.2%였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0.1%p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탄 탓에 지난 8월 다시 3%대(3.4%)로 올라선 이후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 5개월 연속 고공행진이지만,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이다.


농산물 가격이 15.7% 상승하며 신선식품지수가 14.5% 오르며 2021년 4월(17.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품목 특성상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올해 작황에 따라 2분기 이후 크게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과실류는 수입과 정부 공급도 있지만 1년 뒤에 나오는(수확하는) 것이라 한두 달 안에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3차 중동전쟁, 주요국의 원자재 무기화, 이상 기후, 긴축완화 등 물가상승 압력을 다시 높일 변수가 많다"면서도 "인플레 둔화가 세계적인 흐름이 될 것이란 점에서 우리나라 물가 역시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중배
이중배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중배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美, 현대제철 강관 반덤핑 4.20% 확정…휴스틸은 0%

    단독 美, 현대제철 강관 반덤핑 4.20% 확정…휴스틸은 0%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강관에 대한 반덤핑 행정재심에서 현대제철과 휴스틸의 덤핑마진을 서로 다르게 확정했다. 현대제철은 직전 재심보다 부담이 커진 반면 휴스틸은 덤핑마진이 0%로 낮아졌다.5일 미국 상무부의 연방관보 사전공개 자료에 따르면 현대제철(대표 이보룡)과 현대스틸파이프(대표 채봉석)의 원형 용접 비합금강관(Circular Welded Non-Allo

    2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게임업계가 신작 출시와 베타 테스트, 글로벌 성과, e스포츠 등으로 4분기 주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그라비티 홍콩 지사 그라비티 게임 비전(GGV)은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Ragnarok: GO’를 태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11개 지역에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Ragnarok: GO’는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방치형 R

    3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4
    롯데백화점, 센텀은 내줬다…부산은 안 내준다

    롯데백화점, 센텀은 내줬다…부산은 안 내준다

    롯데백화점이 부산 센텀시티점을 신세계에 넘기기로 했다. 센텀 상권에서는 사실상 경쟁을 접었지만 부산시장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신세계가 센텀을 키우고 현대백화점이 서부산에 진입하는 사이, 롯데는 기존 거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매각이 단순한 후퇴인지, 더 큰 도약을 위한 전략적 선택인지는 부산 유통시장의 새로운 경쟁에서 드러날

    5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