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주고, 핵심광물 받고'...한-인니 '공급망 연대' 강화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09-08 13:37:04
8일 양국 정상회담, 공급망 공조 등 포괄적 경제협력 추진
전날 'BRT' 계기 16개 M)U체결 성과...양국 교류확대 기대
尹 "인니, 인구대국이자 광물 강국...협력 잠재력 크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내외와 함께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첨단산업 강국 대한민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맹주이자 자원 부국 인도네시아(인니)가 핵심 광물과 첨단산업을 연계한 양국간의 '공급망 연대'를 대폭 강화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위 인니 대통령은 8일 오전(현지시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한-인니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 연대를 비롯해 양국간의 포괄적 경제협력과 전략적 공조 확대, 미래 분야 파트너십 강화를 선언했다.


아세안 정상회담 참석차 인니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에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 참석, 그간의 양국 경제협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50년을 위한 발전된 파트너십 전략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인니는 아세안 최대 경제대국이고 세계 굴지의 핵심광물 보유국"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한국 기업과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 14개월만에 3번째 정상회담...경제협력 파트너십 구축

윤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은 14개월만에 3번째다. 두 정상은 작년 7월 조코위 대통령 방한 정상회담 후 잦은 만남을 통해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한-인니 수교 50주년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집권 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이번 인니 방문에서도 주요그룹 총수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하며 적지않은 비지니스 성과를 거뒀다.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 19명의 재계인사들은 7일 오후 알샤드 라스지드 인도네시아 상의 회장 등 17명의 인니 정재계 인사들과 한-인니 BRT를 갖고 크고 작은 16개의 MOU를 체결했다.


MOU대상은 원자력 산업 협력, 모빌리티 운영 및 전기이륜차 생산기반 구축, 핵심광물 공동 연구센터 설립, 핵심광물 공급망 및 기업 투자 촉진 협력, 순환경제를 위한 화이트바이오 산업협력 등 첨단산업과 핵심광물 분야 협력에 집중돼 있다.


이와함께 전력·청정에너지, 그린 암모니아 공급망 공동 개발, 해양 폐광구 활용 탄소저장사업, 뿌리산업 인력양성 및 건설기계 사업 협력, 아세안 패션유통산업 시장 확장, 신도시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정상회담과 BRT를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은 역시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연대다. 첨단산업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지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석유, 석탄, 목재, 고무 등 기초 자원 외에도 희귀 광물의 매장량이 풍부한 세계적인 자원 부국이다. 니켈 등 첨단산업 분야의 핵심 광물도 즐비하다.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ICT 강국이다. 방산 및 원전, 전기차 및 부품 등 첨단 산업 분야 전반의 글로벌 리더국 중 하나이다.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니켈 등 핵심광물 풍부...공급망 안정 위한 필수국

인니 입장에선 첨단 제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조달과 첨단 제품의 아세안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인니는 전략적 가치가 큰 나라다.


최근 세계 자원강국들은 핵심광물의 무기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니도 예외는 아니다. 조코위정부는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제품의 핵심원료인 니켈의 반출을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이런점에서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의 니켈 수요국인 한국으로선 인니와의 공급망 연대 강화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인니는 특히 수출시장으로서의 가치도 강력하다. 인니는 아세안 최대 인구대국이며 경제성장률도 비교적 높다. 아세안의 실질적인 리더국이다. 대한민국이 아세안 국가와의 공조체제를 튼실히하고 시장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 인니이다.


인니는 아세안 국가중 내수 시장이 가장 큰 나라로 꼽히지만, 아세안에서 차지하는 경제 규모도 독보적인 존재다. 현재 아세안 총 국내총생산(GDP)의 35%를 인니가 커버하고 있다.


이렇듯 강력한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간 한국과 인니의 교역량은 생각처럼 많지 않았다. 과거와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는 하나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교역량 기준으로 인니는 전체 12위 수준이다.


아시아국가중에서도 중국, 베트남, 일본 등에 이어 9위에 머물러 있다. 자원강국답게 우리나라의 수출보다는 수입이 많은 몇 안되는 무역적자국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대 인니 교역 확대의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와 같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부터)과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호텔에서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윤 대통령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경제적 실리'로 이어지도록 정부와 재계 혼연일체돼야

미-중 간의 기술패권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과 중국의 경제위기 등으로 새로운 대체 시장이 필요한 우리나라로선 인니는 선택이 아닌 필수국가다. 베트남, 인도와 함께 중국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있어서 중요한 퍼즐과도 같은 존재가 바로 인니이다.


윤 대통령은 7일 양국 BRT 축사에서 "인니에는 약 2천여 개의 한국 기업이 활동 중이다"라며 "인니는 향후 한-아세안 연대 구상과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번 한-인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됨에 따라 기업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8월10일부터 30일까지 90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비즈니스 수요 실태 조사'해 8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인니의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요 비즈니스 대상국을 3개국까지 고를 수 있도록 한 항목에서 인니는 1.7%로 싱가포르, 멕시코, 브라질 등과 공동 9위였지만, 향후 중점을 둔 대상국 랭킹에선 7위(3.8%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인니는 핵심 광물과 첨단 산업의 공급망 관점에서 경제외교적 가치가 대단히 큰 나라"라고 전제하며, "이번 양국 정상회담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외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세일즈', 즉 경제적 실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재계가 혼연일체가 되어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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