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뒤에 인간 세우니"...버추얼 아이돌 팬덤 '껑충'

산업 / 최영준 / 2023-09-26 13:33:14
▲ 사진=블래스트

 

최근 K-POP 시장에 잇따라 등장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102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버추얼 아이돌은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팬덤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버추얼 아이돌은 카메라와 특수장비, 모션캡처 등을 활용해 사람이 직접 노래와 춤, 연기 등을 표현하는 버추얼 캐릭터다.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한 가상의 캐릭터는 주로 영화를 통해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 영화 ‘아바타(2009)’의 나비족이나 ‘반지의 제왕(2001)’의 골룸 등이 대표적이다.

버추얼 아이돌의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를 움직이는 실제 인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인물과 목소리를 만들어낸 AI 아이돌 그룹 ‘메이브’와 다르게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연기하는 본체(인간)가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다.

기존의 가상 아이돌 캐릭터는 사전에 미리 설정해 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AI 기술이 연출한 영상을 보여주는 한계가 존재했지만, 모션캡처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아이돌은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은 소통 능력 능력도 버추얼 아이돌의 강점 중 하나다. 일반 아이돌의 경우 일정 기간 활동한 후, 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반면, 버추얼 아이돌은 별개의 활동기를 가지지 않고 상시 소통 창구를 열어둔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외모와 철저히 보호되는 스타의 사생활. 그리고 팬 관리를 위해 캐릭터 연기자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 없이 노래와 춤 등 본연의 역할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버추얼 아이돌의 장점 중 하나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 최근 좋은 인기몰이에 성공한 버추얼 아이돌로는 ‘플레이브’와 ‘이세계아이돌’이 대표적이다.

플레이브는 VFX(시각효과)와 게임엔진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스타트업 ‘블래스트’가 제작한 5인조(은호, 노아, 밤비, 예준, 하민) 버추얼 남성 그룹이다. 멤버 전원이 작곡과 보컬, 춤, 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실력자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플레이브는 가상 세계 카엘룸에서 살아가던 캐릭터들이 지구의 한 개발자로부터 능력을 부여받아 테라(지구)와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판타지 세계관도 가지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보다 온라인게임에 더 익숙한 1020세대에 다가서기 위한 콘셉트가 실제 효과를 본 사례다.

탄탄한 음악적 실력과 독특한 세계관 영향으로 플레이브가 최근 발매한 첫 미니앨범 1집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은 초동 판매량 20만장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3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한 ‘아이돌 라디오 콘서트’에도 참가해 존재감을 알렸는데, 해당 콘서트에 참석한 2만명의 관객은 플레이브 응원봉을 들고 단체 응원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 왁타버스 유투브 갈무리

또 다른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의 초반 기세도 만만찮다. 이세계아이돌은 트위치와 유튜브 등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방송 ‘우왁굳’이 오디션을 진행해 데뷔시킨 6인조(릴파, 고세구, 징버거, 아이네, 비챤) 여성 그룹이다.

데뷔 음반인 ‘RE: WIND’는 멜론 TOP100 차트에서 80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고, 최근 발매한 3집 싱글앨범 ‘KIDDING’은 멜론에서 단 하루 만에 200만 스트리밍 횟수를 기록하는 흥행기록을 썼다. 최근에는 ‘빌보드 K-POP’ 차트 3위, ‘빌보드 글로벌 200 Excl U.S.(미국 제외)’에서 167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실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버추얼 아이돌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된 도입기라 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버추얼 전문 기업인 ‘애니컬러’와 ‘커버’ 등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이 관련 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 중에 있어 향후 시장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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