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원윳값 '용도별 차등가격제' 타결...'밀크플레이션'은 기우였나

체크Focus / 조은미 / 2022-09-17 13:05:48
낙농진흥회 이사회, '낙농제 개편안' 만장일치 의결...내년 1월부터 음용유는 '유지', 가공유 '200원인하'
▲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낙농진흥회 의장)이 16일 3차 임시 이사회를 앞두고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우유와 각종 유제품 가격의 급등,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은 기우로 끝났다. 정부와 낙농업계가 우유와 유제품의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 결정을 용도별로 각각 다르게 적용하는 '차등 가격제' 도입에 극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원윳값 용도별 차등가격제의 핵심은 원유를 마시는 음용유와 원료로 사용되는 가공유로 구분해 음용유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은 더 낮게 책정하는 것이다.


가공유를 보다 싼 값에 공급하는 것이 국산 유가공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 있고, 나아가 낙농가 보호와 우유 자급률을 높이는 데 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낙농진흥회는 16일 오후 제3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골자로 한 '낙동제도 개편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정부와 낙농업계 갈등 해소의 계기될듯


용도별 차등가격제의 핵심은 음용유는 종전대로 리터당 1100원을 유지하되 가공유는 리터당 900원에 매입하는 것이 골자다. 200원 손실분은 보조금으로 충당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각종 유제품의 수요 변화에 관계없이 생산 원가만 가격에 반영하는 '생산비 연동제' 개편을 놓고 1년 넘게 지속돼온 정부와 낙농업계의 갈등이 모두 해소됐다.


2013년 낙농산업 보호란 명분아래 도입된 원유가격 생산비 연동제는 1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특히 차등가격제 도입으로 실제 원유 공급가가 20% 가까이 하락, 50% 밑으로 떨어진 국산 원유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낙농업계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는 차등 가격제가 원윳값을 떨어트리기 위한 제도로 낙농가만 고스란히 피해를 볼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정부가 이 제도 도입을 철회하지 않으면 원유가격 협상 자체에 참여하지 않고 원유 납품을 중지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낙농 단체는 차등가격제로 인해 낙농 농가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며 제도 개편을 추진한 김현수 전 농식품부 장관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전국 각지에서 우유 반납 시위까지 벌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단체에선 낙농가의 극단적 선택으로 원유값이 급등하는 '우유 대란'을 우려해왔다.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치솟는 소위 '밀크플레이션'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정부의 끈질긴 설득과 최근 경기침체 분위기 등 심각한 경제상황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낙농업계가 정부 의견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합의된 차등가격제 도입은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올 공급가는 리터당 50원 안팎서 조율될 듯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새 제도의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 위해 낙농가, 유업체, 정부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운영, 내년 1월1일부로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번 이사회 의결로 국내산 가공용 원유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유가공품 시장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산 원유를 활용한 프리미엄 유제품이 늘어나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낙농진흥회는 미정 상태인 올해 원유 공급단가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20일 첫 회의를 열고 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 협상위에는 생산자와 유업체측 인사가 동수로 참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새 제도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올해 원유가격은 기존 생산비 연동제에 따라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하며 리터당 50원 안팎의 단가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유 가격은 최근 1년, 또는 2년간 생산비 증감분의 ±10% 범위에서 결정된다. 이에따라 재작년과 작년 원유 생산비가 리터당 52원이 오른 점을 고려, 원유 가격은 리터당 47∼58원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생산비연동제가 시행된 2013년 이후 최대 인상폭이다.


차등가격제 도입으로 위기는 넘겼지만, 조만간 우유를 필두로 유가공제품, 과자, 빵 등 원유를 활용하는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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