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출 증가, 기여도 가장 커...3개 분기 연속 성장세는 유지
중동전쟁·국제유가 등 하방 리스크 많아 목표 달성 '불투명'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정부와 민간 소비가 다소 늘면서 3분기 우리 경제(GDP)가 전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
표면적으로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0.6%의 성장률은 당초 기대엔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이 배수의 진을 치고 목표로 내건 올해 1.4% 성장률 목표달성은 불투명해졌다.
한은 측은 "산술적으로 4분기에 0.7%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 1.4% 달성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성장을 짓누르는 하방리스크가 워낙 많아 4분에기 0.7% 이상의 성장을 낙관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수출 회복이 성장 견인차...순수출 성장기여도 0.4%p
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2분기 같은 0.6% 성장률로 3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하며 '불황형구조'에선 벗어났지만, 1%대를 크게 밑도는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실질 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0.3%), 2분기(0.6%)에 이은 3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팬데믹의 공포에서 서서히 벗어나던 2021년 4분기(1.4%) 이후 단 한번도 1%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작년 4분기엔 0.3%의 역성장하며 충격을 안져준 바 있다.
3분기 성장률이 기대엔 못미쳤지만, 성장의 일등공신은 순수출(수출-수입)이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상승하며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1.4%포인트)에 비해선 축소됐지만, 0.4%p로 가장 컸다.
반도체의 회복과 기계 및 장비 등의 호조로 수출은 전분기 대비 3.5% 증가했다.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입 역시 2.6% 늘었지만, 수출 증가폭이 더 컸다.
전분기 대비 수출 상승폭은 2분기 -0.4%p에서 3분기엔 1.7%p로 급반등했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의 회복과 자동차, 선박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전분기 동반 부진에서 벗어났다. 음식숙박과 오락문화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0.3%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사회보장현물수혜 위주로 0.1% 상승했다.
|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왼쪽)이 26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 추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대외적인 불활실성 고조, 연간 목표 1.4% 달성 안갯속
건설투자는 건물·토목건설이 늘어 2.2% 늘어난 덕분에 2분기 -0.8%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면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이 커지며 설비투자는 유일하게 소폭(-2.7%) 감소했다.
3분기 성장기여도면에선 민간이 0.5%p로 정부(0.2%p) 보다 0.3%p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기여도가 1분기(-0.3%p), 2분기(-0.5%p) 연속 마이너스에서 3분기엔 플러스로 전환된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오히려 성장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관심은 4분기 성장률 전망에 모아지고 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이하였던 만큼 4분기 성적에 따라 연간 성장률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당초 지난 9월 2분기 성장률 잠정치 발표 당시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 0.7% 정도는 돼야 올해 연간성장률 1.4%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힌한 바 있다. 3분기 성장률이 0.6%에 그친만큼 4분기엔 0.8% 이상 성장해야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은은 다만, 26일 3분기 성장률 속보치 발표 이후 "4분기 0.7% 정도 성장해도 연간 1.4%성장률이 나온다"며 말을 바꿨다. 앞서 3~4분기에 분기당 평균 0.7%성장률이 나와야 연간 1.4%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은 보다 확실하게 1.4%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강조했다는게 한은측의 해명이다.
결론적으로 연간 경제성장률 1.4% 달성을 위해선 이번 4분기에 성장률을 0.7% 이상 끌어올려야한다는 얘기인데, 목표 달성 가능성은 짙은 안갯속이다.
반도체와 대 중국수출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분명 희망적인 부분이지만, 전반적인 수출환경 악화와 내수, 투자 등 다른 부문에서 의미있는 증가세를 나타내기엔 대외 환경이 너무 불확실하다.
| ▲반도체가 수출 회복세를 견인하며 GDP가 3개 분기 연속 성장하는데 적지않이 기여했다. 사진은 수출 컨테이너로 가득찬 부산항. <사진=연합뉴스제공> |
◇ 정부 "목표 달성 낙관"...전문가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고 미국의 고금리와 강달러 현상이 우리나라 금융·실물경제에 하방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유가도 이같은 경제성장의 불투명성을 더욱 높이는 매우 부담스러운 변인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등 IT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 수출 부진을 완화하며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와 미국 고금리가 우리나라 금융·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의 중요한 한 축 소비 심리도 갈수록 위축,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할 변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70에 그쳤다. 이는 지난 2월(69)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6일 오전 국정감사에서 "한은의 GDP속보치는 당초 정부가 전망한 경로와 궤를 같이 한다"며 기존의 '상저하고' 전망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추 부총리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하반기에 서서히 회복세가 나타나고 내년으로 가면서 회복세가 점점 뚜렷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IB나 신용평가회사들이 1%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에 야당이 '경제폭망론'을 제기하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 경제가 3분기보다 호전될 것이란 기대감보다는 불확실성이 커지며 4분기는 물론 내년 이후에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란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며 "연간 성장률이 1.4%를 넘든 못넘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저성장의 늪에서 확실하게 탈출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의 대전환을 이루는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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