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車수출 급증, 에너지수입 급감...무역적자 늪 벗어나나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06-12 12:57:17
6월 1~10일, 자동차 수출 137%↑, 원유 수입은 50%↓
수출, '조업일 효과'로 소폭 상승...무역적자 14억달러
반도체 부진 계속에 이달 수출도 상승 반전 어려울듯
▲지난달 2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도체의 부진과 중국에 발목이 잡혀있는 수출이 6월들어서도 좀처럼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8개월 이상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은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수출 회복이 아나라 수입 급감에 의해 무역수지가 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IMF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 무역적자'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매월 새로 쓰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수지의 개선은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동반 부진하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현제 경제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경쟁적으로 하향조정되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 수출 152억7천만달러, 1.2% 증가...반도체는 30% 이상 감소

6월 초순까지 수출이 1년 전 같은기간에 비해 1% 가량 증가했다. 수치만 놓고보면 반등한 것 같지만, 조업일 수가 늘어난 효과일 뿐이다.


반도체와 대 중국 수출 부진이 대한민국 수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면서 수출의 부진은 이달들어서도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2억7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1∼10일까지 매월 초순 통계상 수출이 플러스를 증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11.6%) 이후 4개월 만이다.


그러나 조업일 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6.0%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 수는 7.0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일보다 0.5일 많았다. 통상 1∼10일 수출입 통계는 단기성 통계로 조업일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효자' 자리를 자동차에 내준 반도체가 1년 전보다 무려 31.1% 줄었다. 조업일 수가 늘어도 30~40%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침체 분위기는 여전했다.


삼성전자의 주요 메모리 감산효과와 AI(인공지능)발 고성능 메모리 수요증가 기대감 커지며 증시에선 '반도체의 봄'이 찾아왔지만, 수출은 여전히 혹한기다.


반도체 못지않은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석유제품도 35.8% 줄어들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철강 제품(-7.6%), 컴퓨터 주변기기(-22.3%) 등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수입마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한민국 수출입의 중심지 부산항에 짙게 깔린 안개가 대한민국 무역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수출효자' 자동차 137% 증가...선박도 2배 가까이 급증

반도체의 부진을 틈타 '수출 1위' '수출효자' 자리를 꿰찬 승용차의 강세는 갈수록 위력을 더하는 분위기다. 이달 10일까 승용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37.1% 증가했다.


글로벌 자동차수요 부진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악재를 딛고 K자동차의 선전이 돋보인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이 과거 반도체만큼의 임팩트를 내기 위해선 아직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동차가 수출을 플러스로 돌려 놓을만한 힘을 갖기 위해선 절대 수출규모가 현재의 월간 60억달러 수준에서 50% 이상 더 커져야 한다. 자동차 수출 급증세에 차부품(16.9%)도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본격 호황기에 진입한 선박은 강한 흐름을 이어가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1.5% 급증, 향후 기대감을 좀더 키웠다.


6월 초순 수출실적을 국가별로 보면 최대 교역국 중국 수출이 10.9% 감소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던 대중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중국 수출은 이달에도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확실시된다. 특히 최근 한-중 관계가 급랭하고 있어 향후 중국 수출의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경기침체와 양국관계 약화는 전체적인 수출회복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대 중국 수출 부진을 그나마 만회해준 것은 최근 우리나라와 경제안보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다. 6월 들어 미국(6.9%)과 일본(7.9%)의 수출은 호조세다. 유럽연합(EU·26.6%)도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며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일조했다.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지난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를 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수입 20% 이상 감소에도 무역적자 규모 14억달러

수입은 수출보다 감소폭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산업 생산과 소비가 동반 부진하며 경기둔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탓이다. 6월 초순까지 총 수입액은 166억8100만달러로 20.7% 감소했다.


수입 급감의 주요인은 수입 비중이 원유(-50.0%), 가스(-6.0%), 석탄(-48.3%)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29.5%), 석유제품(-35.4%) 등의 수입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원유 수입감소로 사우디아라비아가 -44.8%로 가장 크게 줄었다. 중국(-10.0%), 미국(-36.1%) 등의 수입도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EU(13.2%), 베트남(7.7%) 등은 늘었다.


대폭적인 수입감소에도 불구,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14억1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여전히 절대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16개월로 연속적자기간을 늘릴 것이 확실시된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지난달 초순(41억7천100만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의 선전 속에 무역적자는 지난달 월간 적자 규모가 21억200만달러로 작년 5월(15억7700만달러) 이후 최소를 기록하는 등 무역적자 탈출의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올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88억4700만달러로 늘어나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달러)의 60%(60.4%)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의미있는 반등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무역적자 구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수입이 더 줄어드는 것 뿐"이라며 "그러나 3대 에너지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근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출회복 없이 수입만으로 무역흑자를 내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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