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韓, 세계 ICT 시총 톱100 기업 단 2개 뿐..."ICT 강국 맞어?"

체크Focus / 조은미 / 2022-07-12 12:54:03
전경련 DB분석 결과, 일본·대만에 밀려 아시아 5위...글로벌 ICT기업 저변 확대 필요성
▲ 대한민국이 글로벌 ICT시총기준 100대기업에 단 2개업체만 랭크돼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메모리 반도체 공급능력, 5G 이동통신망 구축 등 여러 지표에서 세계 정상이다. ICT 인프라와 관련 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견줄만한 대형 ICT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저변이 취약하다. 글로벌 ICT기업 톱10에 랭크될 정도로 성장한 삼성전자와 세계 메모리반도체 2위업체로 도약한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글로벌 ICT기업에 명함을 내밀 기업이 드물다는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엿보인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 분석 DB인 'S&P캐피털IQ'를 통해 세계 ICT기업 시총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00대 ICT기업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2곳 뿐이다. 삼성전자가 전체 9위를 차지했으며 하이닉스는 56위다.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대한민국은 캐나다, 영국, 독일 등과 공동으로 7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일본, 인도, 대만에 이어 5위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CT부품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경제규모면에서 적지않은 차이를 보이는 대만에까지 뒤진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다.


국가별 100대ICT 기업 분포 현황을 보면 미국이 절반이 넘는 56개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텐센트, 바이두, 넷이즈 등 글로벌 공룡 인터넷 기업들이 대거 포진한 중국이 총 9개를 톱 100에 진입시키며 2위에 랭크됐다.


ICT분야에서 만큼은 중국과 한국에 밀려 2류로 전락했다는 일본은 닌텐도, 캐논, 후지쓰 등 총 8개를 톱100에 올려놓았다. 일본은 미국, 중국에 이어 전체 3위에 오르며 여전히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그 뒤를 SW강국으로 평가받는 인도와 초정밀 반도체 제조용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ASML를 보유한 네덜란드가 각각 4개를 톱100에 올리며 공동 4위에 당당히 올랐다. 다음으로는 대만이 TSMC를 필두로 총 3곳을 톱100에 포함시키며 한국을 제치고 당당히 6위에 명함을 내밀었다.


잠재적으로 ICT 시총 톱100 진입 후보군으로 분류할만한 100위~200위까지 포함시킨 톱200의 조사 결과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이 점유율은 다소 줄어들지만, 총 95개(47.5%)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국은 상황이 좀 다르다. 톱100에선 9%로 점유율이 9%였지만, 톱200으로 확대한 결과 총 27개로 13.5%로 크게 증가했다. 향후 ICT 시총 톱100 진입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을 다른 국가에 비해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총 17개로 전체적인 점유율 면에서 큰 변화는 없다.


주목할만한 국가는 인도와 대만이다. 인도는 톱100에선 4곳으로 4위를 차지했으나 톱200으로 범위를 넓히면 1곳 추가에 그쳐 6위로 내려앉았다. 이와 달리 대만은 톱100의 2배인 3곳을 추가하며 총 6개업체를 톱200에 진입시키며, 세계 4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비메모리 분야에서 만만찮은 저력을 가진 부분이우리나라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은 향후 100대 기업 진입 가능성이 있는 200대 기업으로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를 포함해 총 5개였다. 순위는 한 계단 올랐지만, 여전히 중국, 일본, 대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ICT산업군을 5대 세부업종별로 톱100기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대한민국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한국은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모든 ICT 핵심 산업에서 각 1~2개 기업만이 포함됐다.


특히 반도체 상황은 충격적이다. 반도체 산업의 시가 총액만을 기준으로 선정한 글로벌 톱100에서 경쟁국들과 달리 한국은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단 2곳만 명함을 내밀었다. 그마저도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뿌리가 같은 계열사이다. 업종 분류상 '기술하드웨어'로 분류돼 있는 삼성을 포함해도 단 3곳 뿐이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톱100에 무려 41곳을 포함시켜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31곳으로 2위를 차지했다. 비메모리 분야에서 한국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벌어고 있는 대만도 15개업체나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도 경쟁국에 비해 처진다. 국내업체들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7.4%선으로 미국(17.1%), 네덜란드(15.4%), 일본(13%), 대만(9.5%) 등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준을 보인다.


특히 일본은 2019년 3.5%에 불과했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2년 만에 13%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반도체강국이었다가 한국과 대만이 밀린 일본이 전략적으로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의 초격차화를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반도체 분야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된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물론 주요 경쟁국들이 저마다 반도체에 국가 재원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저변이 취약한 한국으로선 정책 지원금의 확대, 반도체 유망기업의 집중 육성 등 시급히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경련이 OECD로부터 제공받은 주요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2018년 중국의 SMIC가 6.6%, 미국 마이크론 3.8%, 네덜란드 NXP 3.1% 수준인데 비해 한국은 삼성전자 0.8%, SK하이닉스 0.5%로 최하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ICT강국이라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헛점이 많다"면서 "진정한 ICT강국으로서 위상을 확실히 굳히기 위해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CT기업의 저변을 대폭 확대하는데, 국가적인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ys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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