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2연속 기준금리 동결...금리 정점 찍었나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04-11 12:47:00
11일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또다시 3.50%로 동결 단행
경기침체·물가상승 둔화 등 감안...최종금리 수준에 관심
한-미 금리격차 불안 잔존...5월 美연준 금리결정에 촉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는 지난 1월 0.25% 인상(베이비스텝)된 이후 3개월째 3.50%를 유지하게됐다.


시장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된게 영향을 줬다. 경기부양을 위해 긴축완화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물가흐름은 기준금리 결정의 최대 변인이다.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미국의 상황도 고려됐다. 미 연준이 SVB사태로 인한 금융위기에 긴축속도 조절로 방향을 튼 것이 한은의 결단에 힘을 실어줬다.


문제는 한-미간의 기준금리 격차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양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50%가 유지됐다. 만약 다음달 미국 연준(Fed)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한다면, 그 격차 1.75%로 벌어지고 그 여파는 예상보다 클 수 있다.

■ 물가상승세 둔화와 연준의 기조 변화가 주 배경

한은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회의전부터 시장전반에 동결설이 파다했고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지난 2월에 이은 두번 연속 금리 동결이다.


한은은 작년 4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 1월까지 총 7차례 연속 인상, 기준금리를 3.50%까지 끌어올렸다.


2021년 8월 기준으로는 1년 반 동안 총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무려 3%포인트 인상했다. 그 사이 두 차례 연속 빅스텝(0.5%포인트)을 단행했다.


지난 2월 10개월 만에 인상 행진을 멈춘 한은이 이번에 2회 연속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이젠 긴축에서 긴축완화로 완전히 통화정책의 방향을 튼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기가 사실상 종료된 것이라는 평가다.


한은이 2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데는 최근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물가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 상승률은 4.2%였다. 2월(4.8%)보다 상승률이 0.6%p 낮아진 것이다.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불안한 경기 상황도 동결의 주요 배경이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역성장 탈출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2분기 이후 전망도 밝지않다.

■ 美연준 금리인상시 한미금리 격차로 인한 파장 우려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통관기준 무역수지도 3월(-46억2천만달러)까지 13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는 전년대비 절반가량 꺾인 상황이다.


결국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물가보다는 경기를 더 많이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경기 침체가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이슈이라고 인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가 최근 내수 활성화에 총력 대응태세로 전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가지 고민거리는 미국이다. 한은이 연속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5.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50%포인트가 유지되게 됐는데, 다음달 연준이 인상폭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미간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연합뉴스제공>

현재의 1.50%p의 금리차이는 2000년 10월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이런 상황에 만약 미국 연준이 다음달 4일(한국시간)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만 밟아도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1.75%p로 역대 최대폭으로 벌어진다.


달러와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개연성이 높다. 원화 가치가 갑자기 폭락할 위험성이 커진다. 이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물가를 높이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 시장 분위기는 "사실상 금리인상기 종료" 인식

이런 상황을 고려, 한은측도 이날 비록 동결은 결정했으나 추가 인상 여지는 남겨놨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우에 따라 최종금리가 3.50%가 아니라 3.75%나 4.0%에 달할 수도 있다는 추정이다.


그러나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현재로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낮고, 인상한다해도 그 폭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한은의 긴축 기조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쪽에 치우쳐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준금리가 이미 중립 금리 수준을 웃도는 만큼 당분간 추가인상 가능성은 낮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경기가 침체가 심화하는 만큼 금리인상 기조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입을 모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와관련 "이번까지 두 번 연속 동결한 뒤 갑자기 5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면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일단 금리 인상기는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단 한은의 기준금리의 흐름은 내달 4일 오전3시쯤 결과가 나오는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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