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폭락 쌀값' 안정 차 45만톤 시장격리...정부, 성난 '農心달래기'

체크Focus / 장학진 기자 / 2022-09-26 11:47:05
농식품부, 신·구곡 포함 1조원 긴급 수매 결정...45년만에 최대폭 하락한 쌀값 방어에 총력

▲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쌀 45만톤 매입한다는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편집=토요경제>

 

장바구니 물가의 고공 행진 속에 그나마 서민들의 위안거리는 크게 떨어진 쌀 값이다. 그러나 쌀 값의 폭락에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고물가로 대부분의 공산품과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데 반해 쌀값만 유달리 폭락, 농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큰 상태다.


쌀값 폭락에 성난 일선 농가의 민심은 흉흉하기 짝이없다. 인건비에 기름값까지 원가는 안오르는개 없는데, 쌀값은 날개를 잃은 듯 추락하니 농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쌀 값 통계를 시작한 1977년 이후 4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자 전국 각지의 농민들은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엎으며 연일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쌀값 통계작성 후 45만의 최저치 경신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관계자들은 지난 21일 예산, 당진, 보령, 부여, 서천, 아산, 논산, 천안, 청양 등 9개 시·군에서 동시다발 적으로 '논갈이 투쟁'까지 벌이며 극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쌀 값 폭락으로 인한 성난 농심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자, 정부가 강력한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긴급 쌀값 안정을 통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방어선 구축에 나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4차 고위당정협의회를 갖고 쌀값 안정화를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놨다. 즉, 총 1조원까지 예산을 투입해 오는 10∼12월 사이에 수확하는 신곡과 작년 구곡을 포함, 총 45만t(톤)을 매입, 시장에서 격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격리량은 지난 2005년 공공비축제도가 도입된 이후 총 10차례 시행된 수확기 시장격리 물량 중 2009년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정부의 시장 격리물량은 지난 2009년 쌀 파동 당시 총56만6천톤을 수매 한것이 역대 최대 물량이며, 이번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2009년 이후 6차례 공공비축에 나섰지만, 모두 30만톤 전후였다.


이는 그만큼 최근의 쌀값 폭락 사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작년 10월부터 빠른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15일 기준 20㎏당 4만725원으로 1년 전 5만4228원에 비해 무려 24.9% 폭락했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시장격리 대책을 마련한 것은 농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데다가 주요 지자체장들까지나서 쌀값 안정 대책을 강하게 호소한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격리조치로 농민반발 사그러질듯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8개 지역 도지사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쌀농사가 흔들리면 농민 삶은 물론 식량주권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올해 작황과 신곡 수요량, 민간의 재고, 수확기 쌀값 안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이 정도면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에 충분한 물량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즉각적으로 구곡에 대해 수매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매입 계획을 수립, 다음 달 20일께부터 실질적인 양곡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신곡의 경우는 12월 25일께 가격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농식품부측은 "공공비축미 구매까지 고려하면 올해 수확기에 총 90만t이 시장에서 격리되는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시장에서 격리되는 90만t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의 23.3%에 달해 쌀 값이 적정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2017년의 예를 봐도 수확기 격리 전에 비해 가격이 13∼18% 올랐다"며 "쌀값과 쌀 유통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상황에 맞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민단체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은 26일 입장만을 통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수확기 쌀값 안정 대책 덕에 쌀시장 불안 심리가 해소될 것이며, 쌀값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며 정부 대책에 환영을 표했다.

 

국회 양곡관리법 개정안 논의도 본격화할듯

국회 역시 정부가 이날 쌀값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것과 관련, 26일 전체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양곡관리법 개정안'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 심사 소위에서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토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공급 과잉과 재정 부담 이유를 들어 개정안에 반대 의사 입장이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어떤 방향으로 처리되 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전략작물직불제'를 도입해 가루쌀, 콩, 밀, 조사료 등의 재배를 확대하고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해 쌀 수급 균형과 식량 안보 강화라는 핵심 농정 과제를 동시에 달성해 나갈 계획이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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