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美 '4연속 자이언트스텝' 예고..."환율 1500원 시대 걱정할 판"

체크Focus / 장학진 기자 / 2022-09-22 11:43:21
FOMC, 기준금리 3연속 0.75%p 인상에 '매파적 기조' 재확인...환율 급등과 증시급락에 앞날 어두은 한국경제

▲ 현지시간 9월21일 FOMC의장 제롬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오프닝 성명서를 발표 하고 있다.

   <사진=FOMC유튜브 자료 캡쳐>

 

미국 FOMC의 최종 결정은 결국 기준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이었다.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발표에 앞서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울트라스텝, 즉 기준금리를 1.0% 올리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했다.
 

지난달말 잭슨홀미팅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재롬 파월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예상 밖 강세를 감안해 전세계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결과다.

FOMC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인해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3.25%까지 치솟았다. '물가와의 전쟁'을 위해 거침없는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는 Fed의 강경 기조에 한-미 기준 금리는 다시 역전됐다.

한국의 기준금리(2.50%)와 미국 기준금리의 격차는 단숨에 0.75%포인트 차이가 나게됐다. 단 0.25%포인트의 금리 차이에도 글로벌 자본의 흐름이 바뀌는 게 글로벌 금융시장의 생리란 점에서 몹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과 이로 인해 크게 벌어진 한미간의 기준금리 격차로 인해 다음달 기준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고민의 강도는 더욱 커졌다.

파월 "경기침체 감수, 고금리 유지"
3%대를 훌쩍 넘긴 미국의 기준금리는 글로벌 경제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는 무소불위의 달러 강세, 이른바 '킹달러'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게 뻔하다.

미국과 금융시장의 공조현상이 유달리 뚜렷한 우리나라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미국의 '킹달러'와 초고금리 여파로 대한민국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는 쉽게 예측 및 분석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몰렸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한국시각 22일 새벽 기준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웃도는 8.3% 상승률로 나타나자 일각에선 기준금리를 1%포인트 높이는 ‘울트라스텝’ 설까지 나돌았으나 결과는 자이언트스텝이었다.

올 3월 0.25%p 인상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보여온 FOMC가 5회 연속 금리인상,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이란 초강경 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공격적 금리 인상 흐름이다.

이날 연이은 자이언트스텝 보다 더욱 관심을 끈 것은 FOMC 기준금리 결정 이후 파월 의장이 발언 내용이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금리가 경제성장을 억제하는 수준에서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성장이 위축되고 실업률이 오를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따르는 반대급부, 즉 경기침체의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반드시 물가를 잡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중을 나타낸 것이다. Fed의 '목표물가 2%대'가 실현될 때까지 현재의 강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를 멈출 생각이 전혀 없음을 재천명한 셈이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고통 없는 길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러한 길은 없다"며 "금리가 높아질 수록 성장은 느려지고 고용은 약해져 대중에게 고통스러운 일이겠지만, 물가안정을 되찾는 데에 실패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 미국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에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증시 급락과 환율 1400원을 돌파한 지수가 어두은 우리 경제의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1월 美 기준금리 추가 0.75%p 인상 유력?

매파적 성향을 다시한번 여실히 드러낸 파월의 이날 발언에 따라 11월, 12월 올해 두차례 남은 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도 대부분 부정적이다.


우선 당장 미국의 중간선거를 1주일 가량 앞두고 열리는 11월 FOMC 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스텝이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즉각 전했다. 연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최소한 1%p는 더 오를 것이란 비관적인 예측이다.


이같은 전망은 FOMC 19명의 이사진 의중이 담긴 점도표에 그대로 드러나있다. 3개월만에 발표한 점도표를 보면, 당초 시장의 전망치보다 점도표상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시장의 기대와 예상을 전면으로 뒤집은 셈이다.


향후 금리를 예측하는 점도표에서 FOMC 위원 19명 중 9명이 연말 예상 기준금리를 4.25~4.5%로 내다봤다. 지난 6월에 비해 3개월만에 무려 100bp(1.0%)가 상향된 것이다.


이에 따라 FOMC가 최소한 11월 한 차례 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 확실시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12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즉, 올해 남은 두차례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최소 1.25%p, 최대 1.50%의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는 결국 미국 물가가 눈에 띄게 떨어지거나, 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한 , 미국의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중 5% 이상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방증이다.


Fed의 이같은 공격적인 고금리 행진에 다음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의 강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한미 간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에 11월 한차례 더 자이언트스텝이 이루어진다면, 한미간의 기준금리 차이는 1.0%p 이상으로 벌어질 수도 있고, 이렇게되면 금융시장이 수습불가능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음달 금통위를 앞둔 한은측이 다시한번 빅스텝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물가상승률의 둔화 등 국내 상황과 상관없이 미국의 고금리행진에 어떻게든 보조를 맞출 수 없는 구조적 이유에서 비롯된 예상이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미 기준금리의 격차가 1%대를 넘어간다면,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매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우리도 이젠 경제 전반의 충격파를 감수해서라도 자이언트스텝으로 대응해야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여기서 더 벌어질 경우 외국 투자 자본의 이탈과 이로인한 금융 시장의 붕괴, 그리고 환율과 물가의 급등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까치 치달을 수 있단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불안감 더 키운 푸틴의 '군 총동원령' 

국가부도위기였던 IMF시대를 방불케하는 극도의 매우 높은 금리, 즉 초고금리(超高金利) 시대가 예고되면서 22일 금융시장은 예상대로 크게 요동을 치고 있다.


22일 오전 11시반 현재 증시는 1~2%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1.34% 하락한 2315.79를 기록하고 있고 코스닥 지수는 더 하락, 전일대비 2.03% 떨어진 839.60을 가리키고 있다.


환율 역시 1% 가량 상승하며 마침내 1400원대에 진입했다. 전일 대비 12.80원 오른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불과 몇 주전만해도 1400원을 마지노선으로 봤으나, 이젠 1400원대는 현실이됐고 '환율 1500원 시대'의 도래를 걱정해야할 판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뚫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점을 찍었던 금융위기 당시의 전고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Fed의 공격적인 초긴축 발표와 거의 같은 시점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우크라이전쟁의 확전 가능성을 예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 키웠다.


사상 초유의 초고금리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국제 원자재 등 자산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복합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갈수록 더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제하며 "정부가 '외환건전성에 문제가 전혀없다'는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치밀하고 실현 가능한 전략적인 대책부터 다시 수립해야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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