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SK '약진' 삼성 '부진'...낸드플래시 시장 지각변동 조짐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09-01 11:37:16
2Q 시장점유율 약진,日키옥시아 제치고 2위로
삼성은 2.3%p 하락 대조적 분위기
▲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이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238단 낸드플레시 메모리를 공개하며 세계 반도체 업계를 놀라게 했던 SK하이닉스(이하 하이닉스)가 이 부문에서 눈에띄게 약진, 귀추가 주목된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D램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독무대다. 20년 넘게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위와는 큰 폭의 차이를 보이며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 3위였던 하이닉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서며 삼성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여전히 낸드플래시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하이닉스의 격차는 눈에 뜨게 줄어들고 있다.


하이닉스는 특히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삼성에 필적할만한 수준에 오른 업체란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낸드플래시 부문의 추격자가 미국 마이크론이나 일본 키옥시아가 아닌 하이닉스란 점에서 삼성도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사실 삼성과 하이닉스는 'K반도체'의 초격차 유지를 위한 둘도 없는 파트너이지만, 냉정한 시장 논리로 보면 강력한 라이벌리를 형성한 경쟁 관계다.


게다가 낸드 플래시는 범용 D램이나 S램에 비해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분야에서의 약진이 향후 전체 메모리 시장 지배력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혹한기 접어든 반도체,,,업체간 경쟁 갈수록 치열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동절기로 접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인플레로 인해 IT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탓이다. 

 

갈수록 수요와 가격이 하락하는 혹한기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전체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을 수록 낸드플래시 시장 패권을 둘러싼 삼성과 하이닉스의 신경전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의하면 3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은 2분기 대비 13∼18% 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두 자릿수의 유의미한 하락세다. 올 초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침체다. 매출 역시 1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5달러로 지난달(2.88달러)보다 1.0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MLC 128Gb 기준) 역시 4.42달러로 지난달(4.49달러)보다 1.67% 내렸다. 낸드플래시 공급단가는 작년 4월과 7월 각각 8.57%, 5.48% 상승한 뒤 올해 5월까지는 4.81달러를 유지했으나 6월 3.01%, 7월 3.75%  등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같은 수요 부진과 단가 하락이 겹치는 본격적인 '반도체의 겨울'을 맞은 낸드플래시 시장 지배력은 적지 않은 균열이 생기고 있다. 부동의 선두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적잖이 줄어든 반면 하이닉스이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키옥시아 제치고 점유율 20%돌파 넘보는 하이닉스

1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분기 대비 소폭(1.1%) 증가한 181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비트 단위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1.3%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ASP)은 2.3% 상승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지배력 변화다. 삼성은 2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이 전분기보다 5.4% 감소한 59억8천만달러로 시장점유율이 전분기 35.3%에서 33.0%로 2.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하이닉스는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포함해 2분기 합산 낸드플래시 매출이 36억15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12.1%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비트 단위 출하량도 전분기보다 10% 가량 증가했다.


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1분기 18.0%에서 2분기 19.9%로 1.9%p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20% 돌파가 코앞에 있다. 덕분에 일본 메모리 업계의 희망 키옥시아를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1분기 시장 점유율 18.9%로 삼성에 이어 2위를 유지했던 키옥시아는 2분기엔 15.6%로 급락하며 하이닉스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다음으로는 WIDC(13.2%), 마이크론(12.6%) 등의 순이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하이닉스가 눈에 띄게 약진한 것은 하이닉스가 전략적으로 북미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SSD제품 출하 비중을 성공적으로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삼성, 파운더리 투자로 집중력 분산된 탓? 

하이닉스의 약진과 삼성의 부진으로 대변되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지각 변동 조짐이 일고 있는 이유는 양사의 집중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삼성은 독주 체제를 굳힌 메모리 분야에 비해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메모리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더리 분야에서 난공불락이라는 대만 TSMC 따라잡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집중력이 분산된 탓에 낸드플래시 시장의 지배력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의미이다.


이와 달리 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메모리 부문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하이닉스 역시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더리 등 비메모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메모리 부문에서 삼성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전반적인 메모리 시장 침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하이닉스가 과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과의 격차를 어디까지 줄일 수 있을 지 결과가 궁금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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