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IMF 때도 금융위기 때도 못겪어본 '5연속 소비 감소'...왜?

체크Focus / 조은미 / 2022-08-31 11:29:05
7월 소비, 1995년 통계청 소매판매통계 작성 이후 첫 5연속 감소...'S의 공포' 현실화되나
▲ 소비가 사상 처음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1998년 IMF 외환위기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시작된 지난 3월부터 계속돼온 소비 감소가 7월까지 이어지며 사상 첫 '5개월 연속 감소'라는 우울한 기록을 세웠다.


통계청이 소매 판매 통계 작성을 시작한 것은 1995년 김영삼정부 시절부터다. 이후 사실상의 국가 부도사태를 맞아 경제가 휘청거리던 IMF 당시에도 소비가 5개월 연속 감소하지는 않았다.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손실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금융시스템이 통째로 붕괴되며 대란이 일어났지만, 국내 소비 위축은 5개월을 넘지 않았다.


사상 첫 5개월 연속 소비 감소는 최근의 복합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극히 일부업종을 제외하곤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로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며 갈수록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는게 사실이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소비위축 심화

여기에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통화당국이 고금리 정책기조를 유지, 치솟는 금리와 물가가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는 빈곤의 악순환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소비만 부진한 게 아니라 생산과 투자가 총체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5연속 소비 감소와 함께 7월 생산과 투자 모두 줄어들며 석 달 만에 다시 '트리플 감소'를 보여줬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는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117.9(2015년=100)로 6월보다 더 줄어든 것이다.


소비 감소세는 올해 3월 -0.7%로 줄어들기 시작해 4월 -0.3%, 5월 -0.1%로 계속 쪼그라들다가 6월 -1.0%로 정점을 찍었다. 7월엔 소비 감소폭이 6월보다 둔화되기는 했으나 5개월 연속 감소세란 달갑지않은 기록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소비 역시 보합이었고 1월엔 -2.0%였던 것까지 고려하면 실제 소비의 부진은 7개월 째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진단한다.


품목별로는 화장품, 음식료품, 서적·문구 등 비 내구재 소비가 1.1%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가전제품과 통신기기, 컴퓨터 등 내구재 소비도 0.8% 줄었다. 반면 준 내구재는 의복, 오락·취미·경기용품을 중심으로 1.9% 늘어 전체적인 감소폭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제조업 및 건설 중심 생산도 감소세

통계청은 전자제품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나 신규·교체 수요가 눈에띄게 줄었고, 음식료품은 방역 조치 해제로 외식이 늘면서 가정 내 수요가 준 것으로 분석했다.


7월 생산은 전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가 117.9(2015년=100)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반도체(-3.4%) 경기가 위축되며 제조업과 광공업 생산이 1.3% 줄어든 영향 탓으로 보인다. 특히 기계장비(3.4%), 기타운송장비(-6.6%)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은 1.1% 늘었으나 반도체는 재고가 쌓이면서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이 125.5%로 전월보다 1.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수요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4.4%) 등이 호조를 보이며 0.3% 증가했다. 도소매(0.8%), 예술·스포츠·여가(7.3%), 운수·창고(0.8%), 보건·사회복지(0.3%)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부동산(-5.4%), 금융·보험(-0.5%), 정보통신(-0.4%)은 눈에띄게 줄었다.


전체적으로 생산은 4월(-0.9%) 감소했다가 5월(0.7%), 6월(0.8%)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7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냈다.

 

범 정부차원 경기부양책 마련 시급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무려 3.2% 감소했다. 건설 기성도 전반적인 자재비 상승 여파로 인해 시공 연기 내지는 취소사태 여파로 토목 공사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치면서 2.5% 뒷걸음쳤다.


통계청은 소비, 생산, 투자 지수가 모두 감소했으나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8로 전월보다 0.5포인트(p) 오른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0.3포인트(p) 하락,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운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이미 경기 불황 속에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보다 정도가 더 심한 '슬럼프플레이션'(slumpflation) 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이른바 'S의 공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경기 진작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긴급히 수반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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