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량 기업 빼고 회사채 발행 반토막…"신용등급별 양극화 심화"

산업 / 조아름 / 2023-01-09 11:20:21
AAA등급 발행규모, 12조원대로 소폭 증가…아래 등급은 평균 40% 급감
연초 발행 흥행도 우량기업 위주
▲ 지난해 신용등급이 초우량인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회사채 발행이 반 토막에 가깝게 급감했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새해에도 지속되고 있다.<사진편집=토요경제>

지난해 신용등급이 초우량인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회사채 발행이 반 토막에 가깝게 급감했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새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AAA등급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2조3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AAA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가 11조9천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4%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AAA 미만 등급의 회사채 발행은 직전 해보다 평균 40% 이상 감소했다.

A등급군(A-∼A+) 발행 규모는 지난해 6조3천450억원에 그쳐 재작년보다 55% 급감했고, 같은 기간 AA(AA-∼AA+)와 BBB(BBB-∼BBB+)등급군도 각각 32%, 35% 줄었다.

지난해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가 빠르게 오른 데다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악화해, 초우량 기업을 제외하고는 회사채 발행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AAA급 기업들은 시장 상황이 나빠져도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지만, 이하 등급의 기업들은 발행 타이밍을 놓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양극화 현상이 새해에도 계속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새해 들어 지난해 고점 대비 낮아진 발행금리, 기관투자자들의 계절성 수요 증가, 당국의 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 등이 맞물리며 연초 회사채 발행이 부쩍 늘었지만 AA급 이상의 우량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연초 수요예측에서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던 KT(AAA), 4조원 가까이 매수 주문이 몰렸던 포스코(AA+), 1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들어온 이마트(AA), 3조원 이상의 돈이 몰린 LG유플러스(AA) 모두 AA등급 이상의 신용도를 지닌 우량 기업들이었다.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서며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자금조달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 아래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의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 보상 대응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투기등급 기업과 상위 등급 기업 간의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우량등급 기업들이 연초부터 회사채를 활발히 발행하며 기관들의 수요를 빠르게 선점하면 비우량등급 기업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로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기관투자자들도 AA급 미만의 회사채는 매수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우량·비우량 회사채 간 수급에 차별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조아름 기자 jhs11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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