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JW중외제약·종근당바이오·셀트리온, 임상·허가·유통망 확보전

산업 / 황세림 기자 / 2026-08-18 11:34:09
RNA 연구 교류부터 비만약 3상·중국 허가·유럽 약국망 확대까지…제약바이오 실행 단계로

▲ 동아쏘시오그룹 에스티팜이 다음 달 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국제 심포지엄 ‘RISC 2026’을 개최한다 [에스티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후보 발굴을 넘어 임상, 해외 허가, 현지 유통망 확보 단계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연구 교류를 강화하고, JW중외제약은 비만 치료제 후기 임상에 들어간다. 종근당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프랑스 약국망을 활용해 유럽 판매 채널 확대에 나섰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의 움직임은 연구개발 발표에만 머물지 않는다. 임상 3상 진입, 해외 품목허가 신청, 현지 판매망 확보 등 실제 매출과 연결되는 단계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기술력만으로는 성과를 입증하기 어렵고, 허가와 유통, 시장 안착까지 이어져야 기업 가치가 평가받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에스티팜은 다음달 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국제 심포지엄 ‘RISC 2026’을 연다. RNA 치료제 분야의 연구 성과와 산업 동향을 공유하기 위한 행사다. 2024년에 이어 두 번째 개최다.

행사에는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와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등이 참여한다. 메신저RNA(mRNA),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짧은 간섭RNA(siRNA) 등을 주제로 강연과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에스티팜의 행사는 당장 특정 품목 매출로 이어지는 사업 발표는 아니다. 다만 RNA 치료제 분야에서 연구자와 산업계 네트워크를 넓히고 기술 흐름을 공유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RNA 치료제 시장은 후보물질 발굴뿐 아니라 원료의약품 생산, 전달체 기술, 상업 생산 역량이 함께 요구되는 분야다. 연구 교류와 생산 역량 확보가 함께 가야 사업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비만 치료 신약후보물질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국내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올해 말 임상을 시작해 2029년 3월까지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보팡글루타이드는 2주에 한 번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다. JW중외제약은 지난 4월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로부터 국내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는 52주 투여 후 용량에 따라 체중이 15.12~18.54% 감소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의 과제는 국내 임상에서 중국 임상 결과를 재현하고, 경쟁이 치열한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투여 주기, 체중 감소 효과, 안전성, 가격, 공급 안정성이 모두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CU-20101’의 중국 품목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내년 하반기 현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허가 신청은 중국에서 5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회사는 2022년 큐티아 테라퓨틱스와 체결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현지 판매망을 확보한 상태다.

종근당바이오의 경우 연구개발 단계보다는 허가와 현지 상업화가 핵심이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미용 시술 수요가 크지만, 허가 경쟁과 현지 판매망 확보가 중요하다. 품목허가를 받더라도 실제 매출로 이어지려면 의료기관 영업, 가격 전략, 현지 파트너사의 판매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셀트리온은 지난 5월 인수한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의 통합 작업을 마치고 현지 약국망 활용에 나선다. 지프레가 보유한 9000여개 약국망을 기존 바이오의약품 직판 체계와 연계해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피하주사(SC) 제형 제품의 약국 판매를 늘리고, 향후 타사 의약품과 코스메틱까지 취급 품목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사업성을 확인한 뒤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의 전략은 개발보다 유통망 확보에 가깝다. 바이오시밀러와 피하주사 제형 제품은 허가 이후 처방과 판매망이 중요하다. 병원 중심 판매만으로는 제품 확산에 한계가 있어 현지 약국망을 활용한 접점 확대가 필요하다. 지프레 인수는 단순한 해외 기업 인수가 아니라 유럽 현지 판매 채널을 직접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네 회사의 움직임은 서로 다른 단계에 놓여 있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생태계와 연구 네트워크, JW중외제약은 비만 치료제 후기 임상, 종근당바이오는 중국 허가와 현지 출시, 셀트리온은 유럽 약국망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통점은 제약·바이오 사업의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후보물질이나 기술 발표만으로는 부족하다. 임상 성공, 허가 획득, 현지 파트너십, 유통망 확보, 실제 매출 전환까지 이어져야 한다. 연구개발 성과가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단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각 기업의 과제는 다르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분야에서 기술 네트워크를 사업 기회로 연결해야 하고, JW중외제약은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성공을 입증해야 한다. 종근당바이오는 중국 허가와 현지 판매 성과가 관건이고, 셀트리온은 확보한 약국망을 실제 매출 확대로 연결해야 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사업은 이제 발표보다 실행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음 관건은 연구 성과와 허가 절차, 유통망 확보가 실제 매출과 수익성으로 이어지는지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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