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문 차질 146만건…85% 한 곳에 집중·사고금액 114억원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22 09:56:10
2025년 주문 차질 124만8488건…99.6%가 이틀 대형 장애서 발생
사고금액 상위 3곳 83.6%…건수보다 대형 사고 대응·피해구제 관건
▲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박성훈 의원실]

 

최근 5년간 주요 증권사에서 발생한 주식 주문 차질이 146만건을 넘었지만 대부분은 소수의 대형 전산장애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사고 건수보다 주문이 몰리는 순간 대규모 장애를 막고 투자자 피해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체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주요 증권사 10곳의 주문 실패는 135만6926건, 주문 지연은 4만3857건, 주문 취소는 6만4193건이었다. 이를 합하면 146만4976건이다.

수치만 보면 주문 차질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집중도가 높다. 주문 차질이 가장 많았던 증권사 한 곳에서 124만4715건이 발생해 전체의 85.0%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4월 3~4일 이틀간 발생한 주문 실패만 124만3154건이었다. 전체 5년간 주문 실패 135만6926건의 91.6%다.

연도별 수치도 이 사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주문 차질은 2022년 4만1204건, 2023년 1만6951건, 2024년 6만9415건에서 지난해 124만8488건으로 약 18배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주문 차질 가운데 99.6%가 해당 이틀간 발생한 주문 실패에서 나왔다. 지난해 수치만으로 증권업계 전반의 전산 안정성이 전년보다 18배 악화됐다고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신 통계가 보여주는 위험은 전산장애의 ‘집중성’이다. 평상시 발생하는 소규모 장애보다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특정 시점에 한 차례의 장애가 수십만~100만건 이상의 주문 차질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도 8월까지 주문 차질은 8만8918건 발생했다. 지난해의 대형 사고를 제외하면 2022~2024년 연간 수치를 이미 웃도는 규모다. 대규모 단일 사고와 별개로 주문 안정성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도 필요한 대목이다.

사고금액 역시 일부 증권사에 집중됐다. 동일 회사·발생일·사고유형에 반복 기재된 금액을 제외한 잠정 사고금액은 약 114억원이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약 37억6836만원, 키움증권이 약 34억9925만원, 신한투자증권이 약 22억6691만원이었다. 세 회사의 사고금액을 합하면 95억3452만원으로 전체의 83.6%를 차지했다.

다만 사고금액을 투자자가 실제로 입은 확정손실이나 증권사가 지급한 배상액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주문 차질이 발생해도 투자자가 실제 매매를 시도했는지, 어떤 가격과 수량으로 주문하려 했는지, 이후 손실이 얼마로 확정됐는지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산장애 관리의 핵심은 장애 건수를 줄이는 데만 있지 않다.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영향을 받은 주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특정하고 실제 피해와 보상까지 연결하는지가 투자자 보호 수준을 가른다.

박 의원은 “증권사가 거래 수수료는 꼬박꼬박 받으면서 정작 투자자가 거래해야 할 순간 시스템이 멈춘다면 금융서비스의 기본적인 책임조차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사고 예방부터 재발 방지, 투자자 피해구제까지 감독체계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자료는 증권사 전산 리스크가 단순히 장애 발생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 차례 장애가 수백만건에 가까운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최대 주문량을 견디는 전산 용량과 비상 대응체계, 사고 이후 피해 산정·보상 절차까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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