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 기다리는 ‘섬에어’…터보프롭 경쟁력, 시간과 싸움 시작됐다(2부)

산업 / 최성호 / 2026-03-12 09:27:00
ATR 소형항공기로 도서·지방 노선 공략…공항 개항 지연 땐 수익성 시험대
▲섬에어가 도입한 ATR72-600항공기./사진=자료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국내 항공시장에 새로운 지역항공 모델로 등장한 섬에어가 울릉공항 개항이라는 ‘시간 변수’ 앞에서 사업성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터보프롭 소형항공기를 기반으로 도서·지방 노선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은 분명한 차별성을 갖고 있지만,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울릉공항 개항이 늦어질 경우 당분간 기존 저비용항공사(LCC)와 간접 경쟁을 피하기 어려워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섬에어는 ATR 72-600 터보프롭 항공기를 기반으로 지역항공(RAM·Regional Air Mobility)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ATR 72-600은 연료 효율이 높고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기종으로, 대형 제트기가 취항하기 어려운 소형 공항이나 도서 지역 노선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울릉공항은 이러한 터보프롭 항공기의 장점이 가장 크게 드러날 수 있는 노선으로 꼽힌다. 울릉공항 활주로 길이는 약 1200m로 계획돼 있어 보잉737이나 에어버스 A320 같은 대형 제트기보다 ATR급 소형 항공기가 운항하기에 유리한 구조다.

업계에서는 울릉공항이 개항할 경우 섬에어 같은 지역항공사에게 사실상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공항 개항 시점이다. 울릉공항은 현재 공정률이 70% 안팎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부 계획상 2027년 말 공사를 마치고 2028년 전후 개항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활주로 연장 여부와 공사 난이도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실제 상업 운항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섬에어는 울릉공항 개항 전까지 기존 육지 노선 중심으로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김포~사천 등 내륙 노선이 대표적으로 오는 30일 취항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구간에서는 기존 LCC의 제트기와 간접 경쟁을 피하기 어렵다. 좌석 수가 많은 제트기는 운임 경쟁에서 유리하고 항공편 수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수는 수요 규모다. 지역항공 노선은 탑승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다. 좌석 수가 적은 소형 항공기는 운임을 지나치게 낮추면 수익이 나지 않고 반대로 가격을 높이면 수요 확보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울릉도처럼 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신규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섬에어가 과거 지역항공 모델을 시도했던 하이에어 사례를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보고 있다. 하이에어 역시 ATR 계열 항공기를 도입해 지방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했지만 수요 부족과 재무 부담 등을 견디지 못하고 2023년 운항을 중단했다.

다만 섬에어는 도서 노선 중심 전략과 최신 ATR 기종 도입 등을 통해 하이에어와는 다른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울릉공항 개항과 지방공항 활성화 정책이 맞물릴 경우 지역항공 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섬에어의 경쟁력은 항공기 자체보다 ‘시간’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울릉공항이 계획대로 개항하면 터보프롭 항공기의 장점이 시장에서 바로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울등도 개항이 늦어질수록 섬에어는 자신이 가장 강점을 가진 시장 대신 제한된 내륙 노선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ATR 터보프롭은 도서·소형 공항 노선에서 분명 경쟁력이 있지만 그 장점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려면 울릉공항 같은 신규 시장이 열려야 한다”며 “결국 섬에어의 사업성은 울릉공항 개항 시점과 초기 운영 자금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3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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