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유예가 부른 ‘반짝’ 재고 전쟁…2분기 D램·낸드 가격 반등 조짐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4-18 09:37:58
정책 불확실성에 메모리 선매수 늘며 HBM까지 회복세
트렌드포스, “시장 활동 눈에 띄게 살아날 것”
▲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자료=SK하이닉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관세 리스크를 앞둔 주요 글로벌 수요처에서 메모리 선매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D램(레거시 D램) 계약 가격이 올해 1분기 중 전 분기 대비 8~13% 하락했으나, 2분기에는 이와 반대로 3~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도 1분기 평균 0~5% 하락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3~8% 반등이 점쳐지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흐름이 유사하다. 낸드는 1분기 중 최대 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2분기에는 수요 급등에 따라 3~8%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가격 반등의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미국은 대부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상호 관세 조치를 90일간 유예했으며, 이에 따라 메모리 구매자들과 공급자들이 앞다퉈 거래 시점을 앞당기는 모습이다.

트렌드포스는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일부 주요 구매처는 해당 유예 기간 내에 조기 비축에 나섰고, 공급자 측도 선출하 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수요는 ‘일시적 급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트렌드포스는 “관세에 민감한 고객사 수요가 올해 상반기에 과도하게 몰릴 경우, 이후 하반기부터는 전통적인 계절적 수요 사이클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렌드포스 리서치 수석 부사장 에이브릴 우는 “구매자와 공급자가 정책 리스크를 완화하고자 관세 유예 기간 내에 거래와 배송을 완료하기 위해 서두르는 상황이어서 2분기에 메모리 시장 활동은 눈에 띄게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반등은 메모리 업황 전반에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실질적인 수요 회복이 아닌 ‘정책 이슈 기반의 수요 왜곡’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회복세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하반기까지의 수요 변동성에 대비해 전략적 출하 조절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를 피하기 위한 일시적 재고 확대가 당장의 가격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실수요 증가가 아닌 만큼 연말에는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2분기는 정책 변수로 인한 일종의 ‘착시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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