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임 성공'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경영능력 '냉혹한' 시험대 '왜'

기업분석 / 손규미 / 2025-01-23 10:06:35
모회사 신임 바탕으로 4연임 성공했지만 건전성·수익성 악화는 숙제
▲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 <사진=푸본현대생명>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가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4연임에 성공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들도 산적해 있어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업계 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취약한 재무건전성과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감소하고 있는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인데 이 대표가 눈앞에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3분기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은 17%를 기록했다. 생보사 22개사 중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100%를 넘기지 못한 보험사는 푸본현대생명(17.0%)과 KDB생명(66.3%) 단 두 곳뿐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킥스비율을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보험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준은 100%인데 이와 비교했을 때 한참을 밑도는 수치다. 업계 평균 대비로도 열위한 자본적정성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가 지급여력비율 100%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되며 신규업무 및 신규출자가 제한된다. 경과조치는 제도 도입 시 지급여력비율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해 보험사가 새로운 제도에 순조롭게 적응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를 말한다.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급감하고 있는 실적도 고민거리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전신인 현대라이프 대표로 취임한 이후 다음해 대만 푸본생명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푸본현대생명의 초대 대표직에 올랐다.

취임 원년인 2017년에는 613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나 이듬해인 2018년에는 순이익 54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실적은 안정화 추세를 보이며 2019년 순이익 842억원, 2020년 861억원, 2021년에는 1831억원의 높은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대표는 이 때의 경영성과를 인정 받아 연임에 잇따라 성공했다.

그러나 개선되고 있던 실적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22년 2109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2023년에는 110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래 주요 수익성 지표인 누적 보험서비스마진(CSM) 또한 지난해 9월 말 기준 1791억원으로 업계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이 새 회계제도 도입을 기점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게 된 것은 저축성보험(퇴직연금)에 편중된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푸본현대생명은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고금리 저축성 보험 확대에 주력했다.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퇴직연금의 비중이 크고 보험 계약 또한 단기 저축성 보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을 살펴보면 푸본현대생명의 높은 저축성보험 의존도를 알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 금융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전체 생보사 수입보험료(일반계정)에서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67%, 저축성보험은 33%로 보장성보험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별로 살펴보면 특히 외국계 보험사들의 보장성 상품 비중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반면 푸본현대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은 17%로 저축성보험 비중이 83%에 달했다. 이는 IBK연금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IBK연금보험 회사 특성을 감안했을 때 업계에서 보장성 비중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생보사들은 지난 2023년부터 새 회계제도인 ‘IFRS17’이 도입됨에 따라 건강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 중심의 영업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IFRS17 체계 하에서는 부채로 인식되며 부채에 대한 시가평가가 이뤄져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적립금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 회계제도 하에서는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불리한 구조일 수 밖에 없다. 푸본현대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가 시급한 이유다.

이에 이 대표도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을 꾀하며 수익성 확대에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ZERO 나를 위한 암보험’과 ‘MAX 종신보험 원픽’ 등 건강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한편 영업채널 다각화를 위한 GA채널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푸본현대생명이 대형사 대비 낮은 인지도와 판매채널 효율성을 갖추고 있어 치열한 보장성보험 경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를 반영해 지난해 2월 푸본현대생명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AA 긍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지난해 기준 17개 생보사 중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된 곳은 푸본현대생명이 유일하다.

올해도 푸본현대생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하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자본적정성 관련 규제 강화로 생보사 전반적으로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에도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 포트폴리오가 적절히 개선되지 않거나 지급여력비율이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전반적인 자본관리역량이 미흡해진 일부 생보사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향후 성패는 저축성보험에 치중돼 있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장성 위주로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4번째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7년까지 푸본현대생명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그가 주요 선결 과제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본적정성 강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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