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비정유서 5408억 벌어

산업 / 조민규 기자 / 2026-08-22 08:46:31
석화·윤활기유가 2분기 영업익 30% 담당
상반기 영업익 2.76조…부채비율 192%로 하락
▲ HD현대오일뱅크 CI

 

HD현대오일뱅크가 올해 2분기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사업에서 540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체 영업이익의 약 30%다. 정유사업이 실적 반등의 중심에 있지만 정유 밖에서도 이익을 내면서 수익구조가 넓어졌다. 상반기 이익 증가로 부채비율도 200% 아래로 내려왔다.

22일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 실적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HD현대오일뱅크(송명준·정임주 각자대표)의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9조4774억원, 영업이익은 1조824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9335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95.4%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사업별 이익 구성이다.

정유사업이 2분기 1조283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석유화학에서는 3594억원, 윤활기유에서는 1814억원을 벌었다.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영업이익을 합치면 5408억원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29.6%에 해당한다.

수익성도 높았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정유 15.5%, 석유화학 42.4%, 윤활기유 48.6%였다. 정유사업의 절대적인 이익 규모가 가장 컸지만 비정유 사업이 전체 실적을 보완하는 구조가 나타났다.

이는 토요경제가 지난달 HD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하면서 주목했던 정제마진 개선과는 다른 변화다. 당시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이익에서 실제 정유 본업 수익성으로 실적의 중심이 이동하는지를 살펴봤다. 2분기에는 여기에 석유화학과 윤활기유가 각각 수천억원의 이익을 보태면서 실적 기반이 한 단계 넓어졌다.

다만 1조8241억원의 영업이익을 모두 구조적인 이익 증가로 볼 수는 없다.

HD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이 약 5000억원 발생했다고 밝혔다. 재고 효과가 약 4200억원, 환율 효과가 약 800억원이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오른 영향도 실적에 반영됐다.

그럼에도 석유화학과 윤활기유에서 54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점은 별도로 볼 필요가 있다. 정유사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분기 실적이 크게 움직인다. 정유 이외 사업에서 일정한 이익을 확보할수록 전체 손익 변동을 줄일 수 있다.

상반기 전체 실적 규모도 크게 달라졌다.

HD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9335억원, 2분기 1조8241억원 등 상반기에 총 2조75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740억원의 약 5.8배다. 지난해 한 해 벌었던 영업이익을 올해는 상반기만으로 크게 넘어섰다.

이익 증가는 재무구조에도 반영됐다.

HD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244%에서 올해 6월 말 192.4%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6조2534억원에서 15조7515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총계는 6조9322억원에서 8조1879억원으로 늘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온 정유·석유화학 회사에서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내려왔다는 것은 향후 투자 여력을 판단할 때 의미가 있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대산지역 석유화학 설비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가 실적 개선에도 배당 재개보다 재무 여력 확보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결산연도에 배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재편 등에 필요한 자금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판단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주환원에는 제한 요인이지만 재무 측면에서는 다른 의미가 있다. 상반기에 늘어난 이익을 바로 외부로 유출하기보다 사업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비교 기준이 다시 달라진다. 유가가 내려가면 상반기에 발생한 재고 관련 이익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 석유화학 역시 아시아 지역 설비 재가동과 신규 공급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송명준·정임주 각자대표가 이끄는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을 판단할 핵심은 2분기 1조8241억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안의 구성이다.

정유에서 1조2833억원을 벌고 석유화학과 윤활기유에서 다시 5408억원을 더했다. 동시에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낮아졌다. 유가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비정유 사업이 이익을 내고 재무구조 개선이 이어진다면 올해 실적 반등의 지속성을 판단할 근거도 한층 분명해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당국이 금융권 연쇄 침해사고에 대응해 불필요한 외부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 이미 공유된 공격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유사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금융업권별 협회, 주요 금융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 금융권 긴급 점검

    3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4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5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자동차가 신형 투싼의 글로벌 사양을 공개하자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자동차 매체들이 과감한 디자인과 넓어진 공간, 개선된 하이브리드 효율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3일 현대차와 외신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지난 1일 미국 뉴욕에서 5세대 신형 투싼을 공개했다. 2004년 첫선을 보인 투싼은 지금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 1110만대를 넘어선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