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의 반격…LG ‘엑사원 딥’, 글로벌 추론 모델 제쳤다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3-26 08:52:54
챗 GPT 대항마 딥시크 R1 제친 국산 모델
320억개 파라미터로 6710억개인 R1 성능 넘어
▲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사진=LG>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LG AI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추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딥(EXAONE-Deep)’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엑사원 딥은 중국 딥시크의 ‘R1’보다 훨씬 적은 매개변수로 더 높은 추론 성능을 기록하면서 저비용·고성능이라는 시장 흐름에 정확히 대응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최초의 추론 AI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엑사원 딥 시리즈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3월 24일 기준 4만건에 달했다.

시리즈 중 가장 큰 모델인 ‘엑사원 딥-32B’는 허깅페이스 인기 모델 순위 9위에 올랐다. LG는 연구 목적에 한해 해당 모델을 무료로 공개했으며, 상업적 활용을 위해서는 별도 라이선스 계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고려하면 업계는 이번 다운로드 수를 이례적으로 빠른 확산으로 보고 있다.

엑사원 딥이 주목받는 이유는 적은 파라미터에도 불구하고 성능에서 경쟁 모델을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대표 모델 ‘엑사원 딥-32B’는 매개변수가 320억개로, 딥시크의 ‘R1(6710억개)’의 5%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 초청시험(AIME 2024)에서 90점, 2025학년도 수능 수학영역(CSAT 2025)에서는 94.5점을 기록해 각각 86.7점, 89.9점에 그친 R1을 앞섰다.

32B 모델을 경량화한 7.8B와 온디바이스 환경에 최적화한 2.4B 모델 역시 성능을 입증했다. 7.8B는 대학 수준 수학 평가인 ‘MATH-500’에서 94.8점을 받아 오픈AI의 ‘o1 미니(90점)’를 넘어섰다.

2.4B는 같은 평가에서 92.3점을 기록해 ‘R1-Distill-Qwen-1.5B(83.9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AI 업계에서는 ‘저비용·고성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월 공개된 딥시크의 R1 역시 GPT 대비 적은 비용으로 유사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구현하며 주목을 받았다.

현재 독자적으로 추론 AI 모델을 개발한 기업은 오픈AI, 구글, 딥시크, 알리바바 등으로 제한되며, 국내에서는 LG가 유일하다.

LG AI 연구원이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집중 투자와 장기 전략이 있다.

LG는 2020년 12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 AI연구원을 설립한 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해왔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서울 마곡에 분산돼 있는 300여명 규모의 연구 인력을 집결시켜 엑사원 고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는 자체 모델 개발보다 외산 모델과의 협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는 상반된 행보다.

과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섰던 국내 주요 기업들 상당수가 최근 오픈AI나 구글 모델 도입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엑사원 딥은 국내 기업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추론모델임에도 경쟁력 입증에 성공했다”며 “도전적인 자세로 성과를 이룬 점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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