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끝낸 이통3사, AI 수익화 전면에 내세운다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4-02 06:31:43
SKT·KT·LGU+, AI 앞세운 구조 재편 본격화
통신 수익으로 신사업 투자, 해외 빅테크와 협력도 확대
▲ <이미지=DALL‧E 생성>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공통된 키워드는 ‘AI’다. 

 

이통3사의 경영진들은 서로 다른 표현을 썼지만 본질은 같았다. 기존 통신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중심의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우선순위는 바뀌었고, 통신은 생존이 아닌 성장의 재원이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3월 말 KT를 끝으로 올해 주총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경영 방향을 AI 중심으로 정비하고, 수익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다뤄졌다.

각 사 최고경영자들의 발언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드러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두 번째 임기 2년 차를 맞아 AI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영섭 KT 대표는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AI 중심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AI 경쟁력을 기반으로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먼저 유 대표는 “사업을 통신과 AI로 단순화하고 올해 ‘AI 피라미드 2.0’ 기반 성과를 시장에 증명하겠다”며 “운영개선(O/I)을 전방위적으로 확대 가속해 통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투자를 위한 재원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 및 정보통신기업(AICT) 기업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본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저수익 유휴 부동산을 매각해 본업 발전에 쓰는 것은 경영진이 해야 할 마땅한 책무”라며 “올해 AICT 기업으로 완전히 변화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AI 기술 및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AI 전환(AX) 생태계를 조성하고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며 “AI 기반 업무 자동화를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유통 채널 디지털 경쟁력을 높여 운영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AI 전환은 구조조정과 비핵심 사업 정리로부터 시작됐다. 각 사는 조직 슬림화를 병행하며 본업 이외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AI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B2B 영역에선 격돌이 불가피하다. AI 데이터센터(AIDC), GPUaaS(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 하이퍼스케일 DC(초대형 데이터센터) 등에서 정면 승부가 예고됐다.

이 영역은 삼성SDS, LG CNS 등 SI(시스템통합) 기업과도 직접 경쟁해야 하는 만큼, 단순한 기술 도입 이상의 전략이 요구된다. B2C에선 AI 에이전트를 매개로 한 고객 락인 효과 극대화에 집중한다.

3사는 AI 수익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기술기업과 손을 잡고 있다.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외부 협업’ 전략이다. 자체 기술 개발에 시간을 쏟기보다는, 이미 시장성을 입증한 솔루션을 빠르게 도입해 사업화 단계로 직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유 대표는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GTAA) 협력을 공고히하고 AI 에이전트 및 AI 인프라 분야 협업을 확대하겠다”며 “엔스로픽,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AI 톱 플레이어와 제휴를 통해 AI 기술과 사업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은 KT가 부족한 AI 역량을 비용 합리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MS가 가진 핵심 기술을 이전받는 것이 아니고 이미 출시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AI 리터러시(문해력) 등을 같이 올리는 구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구글과 3년간 3억달러(약 4400억원)를 투자하고 ‘익시오’에서 ‘유튜브’ 검색 등을 제공하는 등 연계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는 ‘AX얼라이언스’를 맺어 소버린(주권) 클라우드를 구축해 AI 컨설팅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우려도 없지 않다. 일각에선 이들 통신사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빅테크의 인프라 유통창구 역할에 그칠 가능성을 지적한다. 앞서 4세대(LTE) 통신망 투자 경쟁이 오히려 시장 주도권 약화로 이어졌던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올해 통신망 투자는 사실상 유지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5G 고도화보다 품질 유지와 고객 체감 향상에 방점이 찍혔다.

유 대표는 “네트워크 투자는 비용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따져 고객 체감 품질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해 투자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통신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년 10월 경영진 입장에서 합리적 구조조정을 한 것”이라며 “통신 수익성을 유지해야 AI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통신 유무선 서비스는 성숙 단계에 돌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양적 성장은 제한적”이라며 “B2C는 성장이 제한되는 만큼 B2B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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