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늘고 물가 뛰고...美·유로존,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찬물

기업분석 / 김태관 / 2024-01-06 01:39:17
美, 12월 고용 깜짝 증가로 3월 금리인하 확률 낮아져
유로존, 물가 0.5%p반등..ECB, 3월 금리인하 어려울듯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뛰면서 유로존의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의 마트. <사진=연합뉴스제공>

 

미국과 유로존의 금리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금리인하를 지연시킬만한 돌발 변수가 거의 같은 시기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가상승을 자극하는 노동시장이 과열이 쉽게 누그러들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졌다.


유로존은 지난 7개월간 지속돼온 물가 내림세가 멈추고 물가가 다시 유의미하게 뛰면서 ECB(유럽중앙은행)의 3월 금리인하 계획이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작년 12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1만6천건 늘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10월(10만5천건), 11월(17만3천건)에 비해 고용 수치가 크게 늘어난 깜짝 증가다.


이는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7만건) 보다도 4만건 이상 웃도는 것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긴축완화로의 피봇 시점을 잡는데 노동시장 과열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시장의 호조는 실업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12월 실업률은 3.7%로 전월과 같았으나 전문가 예상치(3.8%)를 밑도는 것이다. 시간당 평균임금 역시 전월 대비 0.4% 올라 전문가 예상치(0.3%)를 웃돌았다.


고용 증가 폭이 예상을 뛰어넘자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전망은 후퇴할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이날 고용지표에 대해 "시장과 연준을 모두 불안하게 만드는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발 물러난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4%를 돌파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bp(1bp=0.01%포인트) 오른 4.00%에, 미국채 2년물은 5bp 오른 4.38%에 마감했다.

 

▲작년 11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에 뉴욕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유로화 사용하는 20개국, 즉 유로존은 물가가 고개를 쳐들며 금리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작년 1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1년 전 대비 2.9%(속보치) 상승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4%)과 비교하면 0.5%p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계속되던 물가상승률 내림세도 7개월만에 멈췄다.


블룸버그는 "물가상승률이 2%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ECB의 예상에 도달하는 길이 험난하다는 점이 부각됐다"며 "유로존 정부들이 에너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이 재상승하면서 당장 ECB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가파른 물가 하락세를 이유로 ECB가 이르면 올해 3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로존 경제규모 1위인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11월 2.3%에서 1.5%포인트 급등세를 보인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ING은행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안정세를 유지하고 어떠한 금리 인하 결정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ECB의 입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예멘 반군이 최근 국제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유럽 등 각지로의 소비재 운송 지연과 그 여파로 다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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