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우군 나선 LG에 이통업계 후폭풍…삼성폰 ‘독주 체제’ 불똥 튀나

산업 / 김동현 / 2021-06-23 12:12:31
LG전자, 올 하반기 아이폰 판매 검토…이통점 “상생협약 위배 행위” 반발
삼성, 한국총괄‧관련 사업부 ‘긴급 회의’…타격 우려에 업계도 ‘예의주시’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LG전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LG베스트샵을 통해 애플 아이폰 판매를 검토 중이다.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가 예상치 못한 애플의 우군 역할을 예고하자 전국의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상생협약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삼성 역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애플과 오는 8월부터 LG베스트샵에서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모바일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다.


양사가 손을 잡는 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출 수 있단 계산에서다. 실제로 LG전자는 애플 제품으로 젊은 층의 가전 매장 유입을 노릴 수 있고, 애플은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LG베스트샵을 판매 거점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LG전자 측은 “아이폰 판매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 “아이폰 판매 반대” 이통점, 동반위에 서한


LG전자가 때 아닌 아이폰 판매를 예고하자, 매출 감소를 우려한 전국의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자체 매장을 활용해 타사 제품을 판매할 경우 영세 대리점들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지난 21일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협회는 서한에서 LG전자가 전국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할 경우 2018년 5월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협회와 동반성장위원회, 삼성전자, LG전자가 공동 서명한 상생협약서에는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을,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만을 판매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협회 관계자는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취급하면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고 중소 유통망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LG전자에는 상생협약을 지켜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보냈고, 동반위에는 LG전자가 상생협약을 준수할 수 있게 관리해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도 서한을 보내 LG전자의 아이폰 판매 대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 점유율 뺏길까, 애타는 삼성


이 같은 상황 속 가장 애를 태우는 곳은 삼성전자다. 업계는 이번 LG?애플의 협력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독주 체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LG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라 삼성과 애플은 그간 LG폰 사용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중고폰 보상, 15만원 추가 보상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며 양강 체제로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애플의 경우 자체 재원까지 투입한 이례적 혜택을 제공해 삼성과의 힘겨루기가 본격화 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애플의 우군 역할로 나설 것을 예고하자 삼성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가전·무선사업부와 한국총괄은 최근 이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애플이 5G폰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 판매처로 400여개의 LG베스트샵 매장까지 확보하면 삼성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애플과의 협력은 LG의 공백을 두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고 있는 삼성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가전사업 뿐 아니라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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