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석채 회장 총체적 부실 KT ‘몸살’

문화·라이프 / 황혜연 / 2013-07-01 10:29:02
KT 노동자 자살…“15년간 노동탄압 끝나야” 폭로

▲ KT 이석채 회장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KT가 뒤숭숭하다. 이석채 회장의 중도퇴진을 부를 수도 있는 ‘악재’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KT의 신뢰성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탄압·사기경영·배임혐의‧측근관료 고문위촉 등 이 회장의 비리가 봇물처럼 터지자 새삼 ‘권불십년(權不十年ㆍ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한다)’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일각에선 리더십에 한계를 보이는 이 회장은 더 이상 KT를 이끌어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지적했다. 비리의 총체적 부실 덩어리로 드러난 이 회장이 향후 KT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당노동행위 의혹…자결한 노동자 ‘유서’ 발견


올 2월 이 회장은 배임과 비리혐의로 참여연대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데 이어 이달에는 자살한 전 직원의 자살 이유가 KT의 부당노동행위, 강요에 의한 것이라며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새노조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지난 24일 KT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죽음의 기업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김씨의 죽음에는 지난 15년 동안 부당노동행위가 있다면서 이석채 회장에게 공개 사과와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KT전국민주동지회에 따르면 故김성현씨는 지난 10일 유서를 쓰고 지난 16일 오후 전남 순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故 김씨는 유서를 통해 관리자들이 정리해고 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강요한 정황과 함께 그동안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의 찬반 여부를 검표 등으로 확인한 정황을 폭로했다.

유서에는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 이런 현실 속에서 KT노동조합원이 주권을(소중한 한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겠는가? 15년 간의 사측(KT)으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한다”며 이 회장의 노동탄압을 그대로 드러냈다.

KT공대위는 유서에 등장한 두 명의 관리자와 함께 이석채 회장을 강요죄, 업무방해죄,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고발했다. KT 관리자들이 노동자에게 경영진의 뜻에 따르도록 찬성표를 던지게 강요했고, 개인면담과 조회자리에 노동자들을 불러내 압박했으며, 노동조합 활동과 조합원의 투표권을 침해했다는 이야기다.

공대위는 이와함께 KT에 故 김씨의 죽음에 책임을 인정하고, 즉각 순직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검찰에 KT의 부당노동행위를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하고, 고용노동부에도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KT 관계자는 “이런 의혹제기가 있을때마다 적극적으로 해명해 왔고, 故 김씨의 순직 처리는 이미 내부적 절차에 따라 진행중”이라 밝혔다.


◇ ‘노동탄압’ 새 증언…“문건엔 어떤 내용이?”


하지만 며칠 후 노동 탄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KT 노동자의 유서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새로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KT새노조는 21일 KT 전직 관리자가 제공한 ‘개인별 선호도 조사’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KT 노조 위원장 선거가 있던 해인 2011년 2월까지 보고하도록 돼 있으며, KT가 노동자들의 성향을 분류하고, 노동조합 활동 등을 감시한 정황이 담겨 있다.

문건에 따르면 KT는 노동자들의 성향을 ▲경영(회사) ▲기존 노조 집행부 ▲중도(회사와 노조 집행부의 중간) ▲M(KT전국민주동지회) 등 네 가지로 나누고, 구체적인 분류 사유로 전국민주동지회와 접촉 유무 등도 기록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돼 있다.

조사 양식 참고 사항에는 ▲가족 사항, 개인의 고충 내용 ▲개인의 건강 상태 ▲누가 누구와 친한지 ▲지사장이나 팀장의 컨트롤이 가능한지 ▲주위 동료 중에 누가 컨트롤이 가능한지 등 직원 개개인의 세세한 부분까지 작성해 기록하도록 돼 있다.

문건의 양식과 내용으로 볼 때, KT 본사에서 지역 담당자에게 내려 보낸 것으로 보인다.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KT 전직 관리자가 최근 목숨을 끊은 김씨의 죽음 이후 KT새노조에 제보한 문건”이라며 “문건을 건넨 전 관리자가 선거를 전후 해 늘 조합원 성향분석을 했고 최종적으로 본사로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이 문건에 대해 “회사에서 만든 문건인지, 누가 만든 문건인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그 문서가 정확히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 알지 못한다”며 “현재 3만2천명이나 되는 노동자들의 성향을 조사할 필요도 없고, 조사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낙하산 원조’ 이 회장…측근들까지 ‘낙하산 영입’


한편 노동탄압 사실이 수면위로 드러난 같은 날인 지난 24일 KT계열사 KT스카이라이프가 이석채 회장과 친분관계 있는 정보통신부 관료 출신들을 고문으로 내려앉히고, 이들에게 역대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 됐다.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에서는 “스카이라이프, 낙하산 인사, 퇴물관료 취업도우미로 전락했나?” 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회사가 KT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정치권 낙하산, 이석채 측근, 퇴물 관료들이 번갈아 가며 감사, 고문이란 이름으로 수억 원의 급여를 챙겨가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월과 3월 정보통신부 관료 출신인 이성해씨와 석호익씨를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석채 회장이 정통부 장관을 하던 1996년 이성해씨는 정통부 정보통신지원국장, 석호익씨는 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 정책심의관 등을 지냈다.

노조는 성명에서 이들을 ‘이석채 측근’이라며 고문 위촉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KT 관계자는 “어느 회사든 관료 출신을 고문으로 들여올 수 있는 것이다”며 “회사 경영상 필요한 역할 때문에 적임자로 뽑은 것일 뿐 노조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MB 정권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지목되며 새정부 출범 이후 바람 잘 날 없는 이 회장의 리더십 한계에 대해선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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