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의 눈물은 아름다웠다”

문화·라이프 / 강수지 / 2013-05-27 11:28:55
[스포츠 스타]축구천재 ‘베컴’ 은퇴

▲ (왼쪽)그라운드를 떠나는 베컴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동료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는 베컴.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은퇴를 선언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8·파리 생제르맹)이 홈 고별전에서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베컴은 지난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스타드 브레스트와의 지난 2012~2013시즌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37라운드 경기를 통해 홈 고별전을 치렀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베컴은 후반 37분 에세키엘 라베치와 교체될 때까지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홈팬들 앞에서 펼치는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베컴은 그 어느 때보다도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베컴은 전반 31분 블레이즈 마투이디의 추가골을 돕는 등 분전하며 팀의 3-1 완승을 이끌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후반 37분 카를로 안첼로티 PSG 감독은 베컴을 불러들였다. 교체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동료들은 베컴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감정이 북받친 베컴은 끝내 눈물을 터뜨렸고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감사의 인사를 나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4983명의 팬들도 일제히 베컴의 이름을 연호하며 축구 스타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경기를 마친 베컴은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이렇게 좋은 동료들 그리고 멋진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며 “PSG에서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년 현역생활을 하며 축구 선수로서 꿈꿀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이뤄왔다”며 “챔피언에 올랐을 때 은퇴를 하고 싶었고 올해가 그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팬들과의 작별을 고했다.

PSG는 아직 리그 한 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지만 이날 브레스트전은 사실상 베컴의 은퇴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안첼로티 감독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나는 로리앙과의 리그 최종전에 베컴이 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원정길에는 함께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베컴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계속 활약할 기회를 준 PSG가 고맙다. 정상의 위치에 있는 지금이 내가 떠나야 할 때”라고 밝혔다.

지난 199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3~2003년·잉글랜드)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베컴은 잘 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출중한 실력까지 자랑하며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로 우뚝 섰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지도를 받은 10년 동안 정규리그 우승 6회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1998~1999시즌에는 정규리그와 UEFA챔피언스리그, FA컵을 모두 휩쓰는 3관왕 ‘트레블’을 달성하며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2003~2007년·스페인)와 LA갤럭시(2007~2012년·미국), PSG에서 선수 생활을 한 베컴은 자신이 몸담았던 리그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4개국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잉글랜드 최초의 축구 선수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베컴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
지난 16일 베컴이 은퇴를 선언하자 AP통신은 ‘베컴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를 띄웠다.

첫 번째는 ‘베컴은 어디서든 경기만 하면 이긴다’는 것이다. 어느 팀이든 베컴이 가서 풀 시즌을 뛰기만 하면 그 팀은 최소한 한번 이상 리그에서 우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베컴이 있을 때 6차례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했고 지난 1999-2001년엔 3연승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07년 스페인의 라 리가에서, 로스앤젤레스 갤럭시는 지난 2011년과 지난해에, 마지막 팀인 파리 생제르멩은 지난 1994년 이후 최초로 이번에 소속 리그에서 우승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대표선수로 뛸 때는 예외’라는 것이 베컴에 대해 알아야 할 두 번째 사항이다. 베컴이 영국 국가대표로 뛸 때에는 월드컵 조 결승 이상을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 1998년 아르헨티나에 져 조기 탈락 할 때는 베컴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레드카드를 받은 탓이 컸다. 그로부터 4년 후 아르헨을 상대로 설욕 골을 넣기는 했지만 이어서 브라질 전에서 지고 말았다. 지난 2010년 월드컵 국가대표의 꿈은 아킬레스건이 끊겨 무산되기도 했다.

다음으로 세 번째는 베컴이 ‘퍼거슨의 부츠에 맞았다’는 내용이다. 베컴은 맨유에 있을 때 퍼거슨 감독이 홧김에 찬 부츠에 머리를 맞아 퇴장하는 마지막 씬을 보였던 것이다. 베컴은 그 뒤 곧 올드 트래포드를 떠났다.

베컴에 대한 네 번째 사항은 그가 ‘스파이스걸스 그룹의 가수 빅토리아와 결혼’한 사실이다. 두 사람이 결혼을 했을 때는 세계적인 톱기사가 돼 취재경쟁이 불붙기도 했다.

AP통신은 ‘베컴이 자신의 골보다 헤어스타일 수가 더 많다’는 사실도 다섯 번째로 알렸다. 박박 머리도 그 중 하나다.

또 ‘치마와 커플룩도 입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98년에는 사롱(허리에 두르는 치마)도 입었고 빅토리아와 함께 딱 붙는 검정 가죽옷의 커플룩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뉴욕시민들은 ‘베컴의 팬티차림’도 볼 수 있었다. 소매회사 H&M이 권투선수용 트렁크 팬티를 입은 베컴 사진을 시내 한복판 빌딩 한 면 전체에 내걸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베컴 이름을 딴 영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지난 2002년 파민더 나그라 주연의 코미디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은 베컴의 광팬인 한 영국 청소년이 가족들의 소원인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내용으로 영화의 끝엔 베컴 같이 생긴 사람이 등장한다.

아홉 번째로 베컴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그는 ‘조국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영국팀의 경기에 115차례나 출전한 것은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선수로서 최다 출전기록이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유치에도 나서서 싱가포르의 결정적 한 표를 얻어내기도 했다.

끝으로 AP통신은 ‘베컴이 메이저리그 사커 신설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베컴은 선수생활을 마친 뒤에 메이저리그 사커의 신설팀을 살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나중에 그렇게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되풀이해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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