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 전 부회장 스스로 목숨 끊어…

문화·라이프 / 윤은식 / 2013-04-29 14:18:55
[파악]끝나지 않은 'CNK 조작 사건'

▲ 지난 2월 검찰이 CNK 주가 조작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씨앤케이(CNK) 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던 CNK 전 부회장 임준호 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임 전 부회장이 지난 24일 오전 10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부인 최태지씨 소유의 BMW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차 안에는 타고 남은 번개탄과 컴퓨터로 작성한 A4 용지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 전 부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전날인 지난 23일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A4용지 16장에 남긴 유서내용···자신처지 비관해
임 전 부회장이 남긴 A4용지 6장 분량 유서에 따르면 CNK로부터 이용당해 억울하다는 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30분께 임 전 회장의 누나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주차장 BMW SUV 차량 조수석에서 숨져 있는 임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했고 시신 주변에서 자살에 이용된 번개탄 3장과 냄비, 컴퓨터로 작성된 유서 16장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임 전 부회장이 CNK주가 조작과 관련해 검찰 수사 및 재판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유가족 요청에 의해 자세한 유서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 전 부회장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8년 서울 민사지법 판사임용을 시작으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역임했으며 2002년부터 법무법인 세종의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기업인수·합병 전문변호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임 전 부회장은 2007년 CNK한국 법인 설립 당시 비상근 감사로 취임해 2년 뒤인 2009년에 CNK 부회장직을 맡아 회사 우회 상장과 코코인터내셔널 인수 과정에서 법률적 고문역할을 포함해 CNK의 실질적인 운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 전 부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한산했다.

장례식장 입구에 놓인 근조화환만 임 전 부회장의 빈소임을 확인시켰다. 근조화환은 서울대 법대 동문회 근조기를 비롯, 법무법인, 대한지적공사, 하나금융그룹 등이 놓였다.

빈소가 마련된 아산병원 관계자는 “임 전 부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것은 임 전 부회장이 목숨을 끊은 24일 오후 8시께였고 조문객들의 문상은 뜸했다”고 전했다.

◇ CNK 주가조작 사건이란
CNK 주가조작 사건은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과정에서 외교부가 매장량 추정치를 부풀린 보도 자료를 배포해 CNK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의혹과 함께 불거졌다.

외교부의 김은석 전 에너지자원대사 동생부부가 CNK주식을 매입한 후인 2010년 12월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급등시켰다.

또 이 당시 박영준 총리실 차장이 일행을 대동해 카메룬현지를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야당의 집중적인 의혹이 제기됐고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도 CNK고문으로 일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이 지난해 초 CNK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임 전부회장은 13개월에 거쳐 조사를 받아왔다.
임 전 부회장은 CNK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부풀리고 대량 생산 계획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해 90억여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회장이 타인 명의로 운영하던 회사 자금 43여억원을 자녀명의로 CNK주식에 투자했고 차명계좌를 통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 CNK 주식을 매내해 부당 차익을 얻었다는 혐의다.

이 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임 전 회장을 비롯해 CNK 안모 고문, 박모씨 등 회계사 2명, CNK 주가조작에 연루된 김은석 전 대사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오덕균 CNK 대표가 아프리카 카메룬에 체류하면서 귀국하지 않아 인터폴에 수배된 채 현재 기소중지된 상태다.

검찰은 오 대표 등이 800여억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전 회장은 지난 달 1심 첫 공판을 받았고 내달 두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었으나 임 전 회장의 자살로 법원은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 법조계, 손해배상 청구 근거 충분해
검찰이 지난 2월 CNK주가조작사건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기소하면서 소액주주들이 국가 상대로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외교통상부가 허위보도자료 작성을 방치한 것과 김은석 전 외교부에너지자원대사·CNK 오덕균 대표 등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파악됐다. 소송청구금액은 수백억대에서 최대 2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의 법조계에 따르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의 소송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법조계는 소송의 근거는 충분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007년 H&T 주가조작 사건에서 470여명의 소액주주가 허위공시를 한 정국교 전 민주당의원, H&T 임원 2명 등을 상대로 230억여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해 약132억원의 지급판결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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