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는 ‘루저’, 드라마에서는 ‘위너’!

문화·라이프 / 강수지 / 2013-04-15 09:14:35
올봄 두 작품으로 다가온 배우 ‘신하균’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영화 ‘런닝맨’에서 신하균이 열연한 ‘차종우’는 그야말로 ‘루저’다. 18세에 사고를 쳐 아들을 낳은 뒤 학업을 포기하고 좀도둑질만 일삼다가 이제야 마음을 잡았다. 그는 이제 낮에는 카센터에서 일하고, 밤에는 콜떼기(불법 자가용 영업)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능력은 없으면서도 철없고, 허세 넘치며, 자존심만 산 것은 18세 때나 36세인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첫회에서 선보인 ‘김수영’은 전형적인 ‘위너’다. 그는 명문대 법대를 나와 젊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가 된다. 판사 시절 진보적 판결로 인기를 모으더니 이젠 이를 기반으로 법복을 벗고 집권 여당에 합류해 금배지를 단다. 나름대로 썩어빠진 정치판을 뒤바꿔놓겠다는 사명감으로서다. 사실은 정치가보다 정치꾼에 가까워 보이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 모습들이 이들의 전부는 아니다. ‘런닝맨’ 차종우의 부정만큼은 그 어느 아버지 못잖다. 아들 ‘기혁’이 태어났을 때부터 엄마 얼굴도 모른 채 자라온 것이 안쓰럽지만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로 오히려 아들을 다그치고 외면한다. 하지만 그는 삐뚤어진 기혁이 저지르는 사고들을 몰래 수습해주는 속정 깊은 인물이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의 김수영은 첫회만 방송돼 아직 어떤 인물인지는 규정짓기 어렵다. 하지만 첫 회 내용과 시놉시스로 볼 때 외모, 학벌, 두뇌, 언변을 모두 갖춘 완벽한 인물처럼 보이는데 곳곳에 빈 구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모두가 신하균이기에 만족스럽고 또, 기대를 갖게 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런닝맨’을 보자. 종우는 우연히 살인 사건에 휘말린다. 콜에 태운 손님이 피살되면서 그는 살인 누명을 쓴 채 쫓기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다. 엄청난 음모가 숨겨진 초대형 비리 게이트다. 종우는 누명을 벗고 진범을 찾기 위해 발버둥친다.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다. 기혁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서다.

불량 아빠와 속정 깊은 아빠, 거기에 떳떳하고 싶은 아빠의 서로 다른, 그러면서도 쭈욱 이어지는 모습을 한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다. 미혼이라 누군가의 아버지보다 누군가의 아들인 그가 부정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제가 결혼한 입장도 아니다 보니 고민이 되긴 했죠. 다만 정상적인, 보통의 부자지간이었으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특수한 부자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 부자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잖아요. 표현도 잘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가까워지기 힘든 부분들도 있구요. 그런 것들에 초점을 맞춰 연기하려고 했죠”

‘내 연애의 모든 것’은 국내 최초로 국회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것도 보수 성향의 여당 남의원과 진보 성향의 야당 여의원의 비밀 연애를 그린다. 파격적인 설정만큼 표현의 어려움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신하균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부담보다는 설렘에 무게를 실었다.

“배경은 국회이고, 직업은 국회의원이지만 정치보다는 사랑 이야기죠. 그렇다고 현실 정치를 외면하지는 않아요. 국회를 배경으로 풍자도 있고, 위트도 있구요. 대본을 보는 순간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무엇보다 신선하잖아요. 보수당 의원과 진보당 의원의 비밀 사랑이 ‘여의도판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매력적으로 그려질 것입니다”

늘 입버릇처럼 “아직 멀었어요. 조금 더 완벽하고 완성도 높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데 매번 작업이 끝나면 부끄럽기만 하고, 후회가 돼요. 아직 연기 잘하는 배우는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신하균.

그의 두 작품을 통한 서로 다른 캐릭터의 연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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