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캐스팅 예뻐서 퇴짜맞을뻔..."

문화·라이프 / 조연희 / 2013-04-08 09:03:08
[줌인 클릭]주목받는 뮤지컬배우 박지연

지난해 11월 용인 포은아트홀을 시작으로 대구와 부산 등지를 돈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 입성해 관객을 초대한다.


'장발장' 정성화(38) '자베르' 문종원(34) '판틴' 조정은(33) 등 이미 뮤지컬계에서 입지를 구축한 배우들은 명성을 확인했다. 뮤지컬 '맘마미아!' '미남이시네요'로 주목 받은 '에포닌' 박지연(25), 일본 극단 시키에서 활약한 '마리우스' 조상웅, 이번 뮤지컬이 데뷔작인 '코제트' 이지수(20)는 풋풋함과 더불어 일취월장하는 기량으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마리우스를 짝사랑하고 그 대신 죽음을 맞는 박지연이 도드라졌다. '맘마미아!' 때부터 소문난 가창력은 명불허전이었다. 3월 초 부산 공연을 마치고 여행을 다녀왔다는 박지연은 5개월 간 전국 투어로 피곤할 법도 한데 생글생글 웃으며 뿌듯함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지연의 전국투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예술대학 연기과에 재학 중인 그녀는 2010년 1월 '맘마미아!' 오디션에 합격한 뒤 같은 해 5월 경기 이천에서 데뷔했다. 이후 '맘마미아!' 팀과 전국 순회공연을 했다. "지방 투어를 좋아해요. 선배님들과 친해질 수도 있고 맛집도 찾아다니고. 까르르르. 매일 새롭게 알아가는 것도 좋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져 팀워크가 더 좋아지는 것도 좋아요."


원캐스트라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법한데 "집중이 더 잘 된다"면서 긍정한다. 오히려 에포닌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 "매번 새로워요. 어떤 날은 터프하게 다가가고, 또 다른 날은 사랑에 대한 감정이 깊어지고. 그런데 그게 다 다른 것이 아니고 결국 에포닌이더라고요. 에포닌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죠. 캐릭터에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 에포닌의 세계에 대해 정확해지면 정확해질수록 무대에서 더 자유로워져요.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호호호."


영화는 재미있게 봤다. 대형 스크린이라 "배우들이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영화에서 에포닌을 맡은 사만다 바크스(23)가 유일하게 뮤지컬배우였던 만큼 자신과 "음악적으로 비교당할까봐 걱정도 했다"며 웃는다. 그러면서도 "뮤지컬은 실제로 보고 듣는다는 매력이 있으니까"라면서 눈을 빛낸다.


박지연이 에포닌 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그녀가 '너무 예쁘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짝사랑을 하는 배역인데 외모로만 따져도 박지연은 짝사랑과는 거리가 먼 인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손사래를 친 박지연은 "에포닌은 3자가 봤을 때 너무 불쌍한 친구예요. 각종 불운을 겪은 남자들로부터 큰 고통도 당하죠. 근데 다른 남자들과는 다른 마리우스를 만난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저도 처음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에포닌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연기할수록 그녀가 행복한 인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토록 사랑하는 마리우스 품 안에서 죽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부분을 깨달아가면서 에포닌에 좀 더 담담하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원작소설은 보지 않았다. 연출가가 원작보다 좀 더 남자답게 연기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말 새롭게 시작을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더 컸다. '맘마이아!' 때도 마찬가지였고, '미남이시네요'의 동명 드라마를 보지 않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뮤지컬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방송계와 연예계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초반에는 무대에만 오르고 싶어 흔들리지 않으려고 다른 분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그녀다. 이제는 자신을 "한 영역에만 가둬놓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다. 물론 이 부분도 뮤지컬과 연극을 위해서다. "지금의 관객들에게도 참 감사해요. 그런데 제가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진 뒤 다시 뮤지컬과 연극에 돌아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요."


실용음악과도 염두에 뒀던 만큼 가수도 욕심이 날 법하다. "기타 코드를 몇 개 짚을 줄 알아요. 거기에 멜로디를 몇개 붙여놓았는데 취미로 하고 있어요. 나중에 홈메이드라도 음반 작업을 해서…."


본래 박지연의 꿈은 뮤지컬배우가 아니었다. 대학 선배의 권유로 참가한 '맘마미아!' 오디션이 인생을 바꿔버렸다. "에포닌도 제가 생각지 못한 배역이었어요. 참 감사하죠. 이런 흐름에서 배운 것은 마음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레미제라블'은 뮤지컬계 '수학의 정석' 같은 작품이라고 여겼다. "철저하고 정석으로 연습과 실전을 익혀서 기초가 튼튼히 다져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맘마미아!'와 '미남이시네요'가 뮤지컬 경력의 프롤로그였다면 '맘마미아'는 1막을 열어주고 있다고 여겼다.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를 많이 부숴야 했고, 깨야 했어요. 너무 고되고 힘들었죠. 그런 과정이 그런데 너무 좋았어요. 1막에서는 제가 네번 정도 앙상블로 참여하기도 하는데, 뮤지컬에 대해 모든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일 마지막 장면이 좋아요. 모든 배우들이 관객들을 바라보면서 '깨어나라, 일어나라'라고 노래('두 유 히어 더 피플 싱?')를 하는데 관객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그게 송스루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레미제라블'에 다시 출연한다면 '판틴'을 맡고 싶다. "정은 언니가 너무 잘하고 있는데, 판틴이 정말 어려운 캐릭터에요. 그녀에 대한 전사(前事)가 거의 없어요. '아이 드림드 어 드림'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죠. 에포닌은 행복하게 죽지만 판틴은 행복하지 않게 죽죠."


데뷔 4년째이지만 그간 출연한 뮤지컬은 세 작품에 불과하다. "우선 제게 어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싶지만, 많이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 때 제 나이에 맞는 캐틱터를 알맞게 표현하고 싶죠. 조금 더 신중하게 선택을 했으면 해요. 요란하고 싶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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