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서장훈' 농구계 전설되다

문화·라이프 / 조연희 / 2013-03-22 17:34:12
굿바이 서장훈… '눈물의 은퇴식'

'국보 센터' 서장훈(39·KT)도 사람이었다. 은퇴를 실감하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서장훈은 1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통해 15년 프로 생활을 뒤로 하고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마지막 경기에서 33점 2리바운드를 기록,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점수를 올리며 KT의 84-79 승리를 이끌었다. 유종의 미였다.

경기 후에는 곧장 서장훈의 은퇴식이 열렸다.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은 서장훈은 가수 바비킴의 '소나무'를 배경으로 동료들과 일일이 뜨거운 포옹을 하며 코트 중앙에 섰다.

암전과 함께 실내 전광판에는 서장훈을 기념하는 은퇴 영상이 나왔다.
서장훈 자신이 '농구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꼽았던 농구대잔치 고려대전에서의 버저비터 승리, 중국과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이 나왔다.

'국보급 센터에서 국보 센터로', '대한민국 농구의 전설, 살아있는 국보 센터 서장훈', '당신이 보여준 최고의 플레이를 우리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는 자막을 통해 서장훈을 추억하기도 했다.
이어 농구계 선후배들의 영상도 나왔다. 주희정(SK), 김승현, 강혁(이상 삼성), 양동근(모비스), 문경은 SK 감독, 이상민 삼성 코치, 김진 LG 감독, 정재근 연세대 감독,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차례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서장훈은 가볍게 눈물을 훔쳤다.
이어 '서장훈의 제2의 인생에 행운을 빈다'는 의미로 구단이 제작한 크리스털 공 전달식이 있었고 권사일 사장과 전창진 감독은 기념 동판과 메달을 수여했다. 팬들은 기념액자와 꽃다발을, 선수들도 직전 준비한 기념 앨범을 전달했다.

눈물을 꾹 참던 서장훈은 팬들 앞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면서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서장훈은 "감사하다. 너무나도 부족한 저에게 20년 넘게 과분한 성원과 관심을 보여준 농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한계 안에서 노력했지만 여러분의 큰 기대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눈물을 멈추지 못한 그는 "누구보다도 지금까지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두 분의 희생과 사랑이 없었다면 아무 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더했다.

자신의 마지막을 배려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서장훈은 "마지막까지 배려해 주신 전창진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김승기 코치님과 손규완 코치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 그리고 주장 조동현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여러분 때문에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연세대 재학 시절에 은사였던 최희암 전 감독에 대한 감사함도 함께 전했다.
후배들의 헹가래 속에서 서장훈의 은퇴식은 마무리됐다. 서장훈은 계속 울었다.
한편 서장훈은 자신의 연봉 1억원과 사재 1억원을 더해 2억원을 모교 연세대 발전 기금으로 전달했다. 기금은 저소득층 후배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서장훈은 이날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통해 15년 프로 생활을 뒤로 하고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창원 LG에서 KT에 이적하자마자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했던 서장훈은 약속대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이날 코트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전성기 때만큼 위력적이지 못했지만 열 살 이상 어린 후배들과 몸을 부딪치며 마지막까지 승부욕을 불태웠다.

32분24초 동안 33점 2리바운드를 기록,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점수를 올렸다. 통산 기록은 총 688경기 출전에 1만3231점 5235리바운드로 마무리됐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현역 선수 최고의 기록이다.
프로농구 역사상 1만점 이상을 넣은 선수는 서장훈과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추승균(39·1만19점) KCC 코치 둘뿐이다.

서장훈은 리바운드에서도 독보적인 기록을 남겼다. 통산 5235개 리바운드로 유일하게 5000리바운드 고지를 점령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절대 깨질 수 없는 기록"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장훈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찾으면서 부산사직체육관도 오랜만에 뜨거운 열기를 뽐냈다. 7269명의 팬들이 체육관을 찾아 올 시즌 부산 홈경기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평소 거친 언행으로 안티 팬들도 적잖았던 서장훈이지만 이날만큼은 팬들 모두 "서장훈"을 연호했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함성을 질렀다.

절친한 관계로 알려진 월드스타 싸이(36·본명 박재성)는 경기를 앞두고 꽃다발 전달과 시투를 통해 은퇴를 축하했다.

서장훈은 한때 몸담았던 KCC를 상대로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노장의 건재함을 스스로 보여줬다. 포스트업과 정확한 점퍼를 고르게 활용했다. 1쿼터에 16점, 전반에만 22점을 몰아쳤다.
4쿼터 종료 7분56초를 남기고 교체로 들어온 서장훈은 자신의 농구 인생 마지막 쿼터에서 9점을 더했고 경기는 KT의 84-79 승리로 끝났다.
경기 종료 12.8초를 남기곤 체육관의 모든 팬들이 기립해 "서장훈"을 연호했고 서장훈은 종료 11초 전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슛을 성공했다. 상대의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까지 넣었다.
서장훈의 마지막 득점 장면이다.

경기 후 은퇴식에서는 서장훈의 입장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기념 영상 상영이 있었고 서장훈의 연봉 1억원과 사재 1억원을 더한 2억원을 모교 연세대 발전 기금으로 전달하는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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