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중국서 제2 창업"

산업 / 토요경제 / 2007-04-23 00:00:00

“1994년 공장 설립 당시 맨땅이었다. 13년이 지난 지금 중국 시장의 20%를 차지했다. "한국에서 1년 팔 물량을 올 1~3월에 중국에서 다 팔았다"(두산 인프라코어 중국생산법인 두산공정기계 정인용 관리부장)

한.중 수교 2년 뒤인 1994년 16명의 한국인이 굴삭기 공장을 짓기 위해 옌타이에 도착했다. 1996년 6월에는 굴삭기 생산공장을 준공해 양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월 2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한국에서 연간 3500대 파는 것의 약 60%에 달하는 물량이다.

중국 옌타이 공항에서 버스로 30여분을 달려서 도착한 옌타이 경제개발구. 3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는 이곳 35만 평방미터의 대지에 굴삭기와 지게차, 공작기계 등을 만드는 두산공정기계 생산법인이 있다.

이 공장의 현지 고용인원은 1200여명. 노동강도가 높은데도 현지인들이 입사를 선호하는 것은 옌타이 지역에서 제일 잘 나가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급여는 최상급은 아니지만 ‘대기업’, ‘1등’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브랜드 이미지가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옌타이 공장에서는 하루 41대, 한달 평균 1200대, 연간 1만5000대 가량의 굴삭기가 제작된다. ‘made in china’라는 점만 제외하면 품질은 한국에서 만든 제품들과 대동소이 하다.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273곳 영업망을 통해 중국 전역으로 팔려 나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6년째 유지하고 있다. 100% 독자투자해 사업 을 시작할 당시부터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중국 현지에 맞는 ‘중국형 굴삭기 개발’에 나섰고 경쟁사 대비 월등한 규모의 애프터서비스망을 구축했다.

현재 연간 1만5000여대의 소.중.대형 굴삭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4000여대의 지게차, 1000여대의 공작기계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쑤저우 공업지구에 공장을 건설하게 되면 추가로 굴삭기 생산능력이 1만5000여대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성장하기까지에는 당연히 어려움도 많았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지주회사 CEO인 강대룡 총경리는 “처음 중국 시장을 개척할 당시만 해도 중국인들은 굴삭기 하면 일본의 히타치나 고마쓰 밖에 몰랐다”며 “제품을 소개하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정면 돌파. 중국 곳곳의 건설현장을 직접 돌면서 제품을 소개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철저한 어학교육과 장기근무를 통해 현지화하도록 했다. 강대룡 총경리, 김동철 전무 등 중국에서 10여년 이상 근무해 온 인력만 10여명에 달한다.

중국 지형에 꼭 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현지 업체로부터의 부품조달도 확대했다. 농촌 빈곤지역 초등학교 건립사업인 ‘희망공정’에 참여하는 등 기업시민으로서 중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도 높여 나갔다.

이 같은 지속적인 현지화 노력은 이처럼 현지 채용인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고객 등에게 신뢰를 심어 주었고, 그 결과 지금은 확실한 ‘중국기업’이라는 인식을 얻어냈다. 4년 연속 굴삭기 부문 고객만족도 1위(런민일보 조사)일 정도로 시장반응도 좋다.

이를 기반으로 두산은 ‘중국에 제2의 두산인프라코어 건설’을 하겠다는 비전을 설정했다. 한마디로 중국을 홈마켓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생산중인 굴삭기, 지게차, 공작기계 외에도 크레인, 도로장비 등도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두산의 중국지주회사가 공격적으로 현지 업체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도 이 같은 비전을 위해서다. 지난 3월 중국 옌타이의 휠로더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전문 M&A인력을 동원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을 확보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두산공정기계 정해익 상무는 “중국을 제2의 홈마켓으로 만들기 위해 인수합병 외에도 현지인 인력을 육성하고 중국시장에 맞는 제품의 현지 연구개발(R&D) 등도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해 중국에서 굴삭기, 지게차, 공작기계 등을 팔아서 5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당초 7030억원의 목표를 세웠으나 굴삭기의 판매 초과달성 등을 통해 77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6%에서 올 1분기 8.3%로 늘어났다.

중국 정부도 두산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두산공작기계가 지난해 낸 세금(법인세,정치세,관세 등 포함)만 약 2억4800만 위안(한화 300억원) 규모다. 옌타이시가 대우종합기계 시절이던 2004년 공장 옆 도로에 ‘대우로’라는 명칭을 붙인 것도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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