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프로 ‘프로젝트 런웨이 시즌 2’도 MC 맡은 이소라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10-02-22 11:06:45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 받죠”
“할머니가 돼도 수퍼모델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모델·방송인·CEO 직함을 두루 쓰는 이소라(41)씨. 그는 그윽한 눈으로 제 삶의 이력을 가만히 증언하는 듯했다. 옴폭 들어간 눈은 1992년 그가 '대한민국 수퍼모델 1호'로 우뚝 섰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눈은 다만 매끄러운 외모의 일부만은 아니었다.
10년 남짓 MC로 활약했던 그는 방송인으로서 자신의 '안목' 또한 입증해냈다. 2006년 그는 돌연 방송을 접고 사업에 손을 댔다. 론칭 3년 만에 트레이닝 웨어 '우드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
모델이자 패션 사업가로서 본능이 작동한 걸까. 지난해 복귀작을 탐색하던 그의 눈에 케이블채널 온스타일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가 걸려들었다. 아마추어 패션 디자이너들이 최종 우승을 놓고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미국 브라보TV의 포맷을 구입해 국내에서 제작한 것으로 지난해 최고 화제작 중 하나다.
“'프로젝트 런웨이'가 한국에서 제작된다고 하니 몸이 들썩하더라고요. 해외 유명 프로그램을 국내판으로 만들면 배울 게 많겠다 싶었죠.”
그의 눈은 또 한번 적중했다. 그는 “패션계는 냉정합니다” 등 특유의 건조한 말투로 이 프로그램의 대박을 이끌었다. 그리고 꼬박 1년 뒤인 지난달 30일. '프런코 시즌2(매주 토요일 밤 자정 방송)'의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이번에도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 받죠”와 같은 어색하면서도 묘하게 중독성 짙은 코멘트를 이어갈까.
“말투를 꼭 고치고 싶었어요. 번역한 문장 같아서 손발이 오그라들잖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프런코'의 트레이드 마크니까 밀고 가야죠.”
MC로선 탈락자를 호명할 때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했다. 15명의 도전자가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주 미션을 통해 1명의 탈락자를 결정한다. 그는 대개 “○○○씨 탈락했습니다”라며 최대한 건조하게 탈락자를 발표한다.
“큰 상금(7000만원)이 걸렸기 때문에 의구심이 남지 않게 탈락 이유를 잘 정리해줘야 해요. 개인적인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도록 애씁니다.”
그는 철저히 의상에 대해서만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방송을 풀어간다. 원작 MC인 하이디 클룸과 갈라지는 지점이다. 원작에선 MC가 도전자의 작품을 보며 킥킥 웃는 경우도 숱하다. 그는 “탈락감이라도 애쓴 작품에 대해 농담을 해선 안 된다”며 “원작과 다른 한국판만의 애틋한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패션 프로그램인 만큼 MC의 스타일도 중요하다. 매 편 열 벌 이상의 옷과 액세서리를 걸쳐보며 아이템을 결정한단다. 50억 원짜리 목걸이를 협찬 받았다가 무장 경호를 받은 일도 있다. “모델로 일하면서 만 벌 이상 옷을 입어본 것 같아요. 실용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죠.”
인터뷰 말미 그는 두툼한 다이어리 하나를 꺼내 보였다. 일정·아이디어가 빼곡한 수첩이었다. 알고 보니 고교 시절부터 일기를 써온 메모광이었다. 최근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짧은 글을 쓰고 있다. “생각도 못했던 아이디어가 아침이면 샘솟는다”고 했다.
“할머니가 돼도 수퍼모델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사업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싶고요. '이소라쇼' 같은 방송을 해서 방송인으로 더 인정받고도 싶죠. 그리고 또….” 런웨이 위에서 당당한 이 여자, 아득한 그의 눈에선 여전히 꿈이 반짝이고 있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