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아시아가 좁다”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9-27 21:26:10
金 8게 비롯 17개 메달 획득, 2관왕 4명에 메달리스트만 11명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한국 펜싱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자리를 굳혔다.


총 1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펜싱 첫날이었던 지난 20일,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이라진(24·인천광역시중구청)과 김지연(26·익산시청)이,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정진선(30·화성시청)과 박경두(30·해남군청)가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대회 6일 동안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를 비롯해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전체 금메달의 67%를 쓸어왔고, 전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사브르의 이라진과 남자 에페의 정진선, 여자 플뢰레의 전희숙(30·서울시청),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25‧국민체육진흥공단) 등 4명의 2관왕이 배출됐다. 그야말로 아시아 최강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성과다.
특히 한 대회 8개의 금메달 획득은 역대 아시안게임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개수를 넘어서는 성과다.
만리장성 넘어 아시아 최강 ‘우뚝’
당초 아시아에서 펜싱을 주름잡고 있던 것은 중국이었다. 우리나라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를 획득한 후 조금씩 펜싱에서의 메달 개수를 늘려갔다.
2002년 부산대회에서 6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펜싱에 걸린 금메달 절반을 수확한 데 이어 지난 2010년에는 중국의 안방인 광저우에서 7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아시아에서의 성장은 세계무대에서도 이어졌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플뢰레의 김영호가 펜싱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년 전 런던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세계 펜싱 최강을 자부하는 이탈리아에 이어 펜싱 종목에서 종합 2위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06년 중국이 7개의 금메달을 펜싱에서 획득했던 것을 감안하면, 고작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구축했다는 것이 된다.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구본길은과 김정환(31‧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세계랭킹 1-2위가 펼치는 화려한 펜싱쇼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여자 펜싱 사브르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카자흐스탄과 홍콩 선수들은 “한국의 펜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기뻤다. 한국팀의 팬이다. 한국 선수들의 펜싱은 아름답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공식인터뷰에서는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 김지연에게 하트세례를 보내 오히려 김지연을 당혹케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펜싱 대표팀은 지난 7월,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었던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전종목을 석권하며 아시아 최강임을 미리 선포했다. 그리고 역대 최고의 성적을 다짐했던 이번 대회에서 1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성과(금메달 7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넘어섰다. 그동안 아시아를 호령했던 중국은 금메달 3개에 그쳤다.
오히려 금메달 4개 은메달 7, 동메달 3개를 획득했던 2006년 도하대회를 ‘부진했다’고 말할 만큼 이미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
근성과 강훈련에 지원이 더해진 시너지 효과
팔 다리가 긴 장신 선수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펜싱에서 열세인 체격 조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바탕에는 선수들의 열정과 엄청난 훈련이 있었다.
물론 2009년 대한펜싱협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 등 국제대회 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이전과 다른 지원에 나선 SK텔레콤 손길승 명예회장의 노력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열정과 투지를 갖고 어마어마한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의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성과다. 메달리스트가 된 선수들은 우리나라 펜싱의 성장 이유로 입을 모아 “훈련을 열심히 했다”라는 부분을 언급했다.
여자 플뢰레에서 2관왕에 오른 전희숙은 “정말 열심히 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반복훈련을 했다”고 말했고, 금메달과 은메달을 1개씩 획득한 남자 에페의 박경두는 “가족을 멀리 할 만큼 운동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또한 선수들의 투지도 한 몫을 했다. 지원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를 이어가던 펜싱선수들은 더 나아진 여건 속에서는 이전보다 더 강한 근성을 발휘했다. 전희숙은 “선수들이 전부 악바리다”라는 말로 근성과 투지를 설명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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