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과 야만, 전쟁과 정의, 그리고 시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7-26 09:40:00
차가운 후쿠오카 형무소, 윤동주의 ‘마지막 1년’

20여년 전 대학 4학년이었을 때 떠난 일본 여행길, 일본 도지샤대학 교정에서 우연히 마주친 윤동주 시인의 초라한 시비를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청년 시인 윤동주의 생애 마지막 1년, 차가운 감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 작가 이정명


<뿌리깊은 나무>, <바람이 화원>으로 한국문학계에 ‘팩션’ 열풍을 몰고 온 이정명 작가가 이번엔 광복이 가까워올 무렵의 참혹했던 시기, 일제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했던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를 들고 나타났다.


오랜 세월 자료조사와 수정작업을 거쳐 드디어 탄생한 본 작 <별을 스치는 바람>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는 ‘문학청년 윤동주’의 삶, 특히 그가 차가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보낸 생의 마지막 1년을 되살려 냈다.


저자는 태평양 전쟁 막바지인 1945년을 배경으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과 죄수들의 탈옥 기도, 형무소를 둘러싼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추악한 음모와 가슴 뭉클한 휴머니티를 특유의 감성적인 필체로 녹여 냈다.


죄수들을 대상으로 한 비인도적인 생체실험의 희생자로 27세의 나이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시인 윤동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 한 개인의 역사를 담아낸 팩션인 동시에, 전쟁의 광기는 결코 희망을 막을 순 없음을 그린 휴머니즘 전쟁소설이기도 하다.


해외 유명 에이전트와 편집자들은 이 작품을 ‘살인사건을 쫓는 조사관’이라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속도감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면서도 인간성과 야만, 전쟁과 정의라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끝까지 견지하는 문학성을 함께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영국의 출판 에이전시 ‘팬 맥밀란’의 편집자 마리아 레즈트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완벽하게 갖춘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격찬하며 “우리의 메인타이틀로서 손색이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미 ‘수사(The Investigation)’라는 제목으로 2014년 봄 영문 하드커버 판으로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


저자는 “어떤 폭력으로도 꺾을 수 없었던 이상과 두꺼운 벽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자유를 향한 뜨거운 갈망, 그리고 시를 사랑한 죄수와 냉혹한 간수의 비밀스런 인간애를 지켜본 어린 관찰자의 눈으로, 어떠한 잔인한 전쟁도 결코 인간의 영혼을 말살할 수 없으며, 그 무엇도 희망을 죽일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별을 스치는 바람 1·2>, 이정명 저, 각 1만2000원,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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