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이 드라마만 쓴다고? 영화데뷔 40년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9-01-12 11:00:09

영화인으로서의 김수현(66)을 조명한다. TV드라마 작가로 유명한 김수현의 또 다른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시네마테크 KOFA는 2월 3~15일 ‘김수현 영화 데뷔 40주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한다. 김수현 원작 혹은 각본으로 완성된 영화 24편이 상영된다. 김수현은 그동안 영화 22편의 각본을 썼고, 12편의 원작을 제공했다.


김수현은 1968년 MBC 라디오 연속극 공모상에서 ‘저 눈밭에 사슴이’가 당선되며 방송에 입문했다. 69년 정소영(81) 감독이 이 작품을 영화화 하면서 영화계에도 데뷔했다. 이런 인연으로 김수현은 정 감독이 연출하는 작품 12편에 원작을 제공하거나 각본을 맡았다.


‘미워도 다시 한 번’ 1·2·3편을 비롯, ‘내가 버린 여자’(1977), ‘어미’(1985) 등이 대표작이다. 흥행성으로나 작품성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1년에는 ‘미워도 다시한번 2002’을 끝으로 드라마에만 전념하고 있다.


한편, 한국영상자료원이 격월로 발간하는 ‘영화천국’은 김수현이란 아이콘을 분석했다. 영화인 김수현이 대중에게 낯선 이유를 ‘김수현이라는 아이콘이 마주한 세 개의 전선’에서 찾았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란 인식을 첫 번째 이유로 제시했다. 감독에게 집중되는 영화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작가나 원작자에게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그녀는 철저하게 글쟁이 역할에 한정된다. 대본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들을 영화화하는 것은 감독의 몫으로 여겨진다.”


영화가 여성보다는 남성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도 김수현이 영화인으로 주목 받지 못한 이유로 들었다. “영화의 역사는 남성 영화인들과 일부 여배우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영화 현장의 남성지배적 환경도 원인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방송드라마에서 시작된 통속성은 저질이다’는 관점을 세 번째 원인으로 분석했다. 김수현이란 존재가 아직 학술적 영역에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런 전선 속에서도 김수현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김수현의 영화에는 김수현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관된 성격을 볼 수 있다”는 변호다. “그의 드라마와 멜로영화에 나타나는 통속적 이야기들 속에도 정치가, 계급과 성찰을 둘러싼 날카로운 사회고발이 녹아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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