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함으로 숨긴 빈틈, 똑똑한 신인 하연주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8-12-08 10:36:41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 이란성 쌍둥이 '재숙' 연기

똑똑하고 야무진 캐릭터가 나왔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소수정예 탤런트 그룹에 하연주(21)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계절을 다 겪고 땅 속에서 새싹이 돋듯 나타났다. 하늘에서 낙하산을 타고 안착한 배우와 구별된다. 3년 동안 꾸준히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수 백 번의 오디션에 도전해 왔고, 드디어 빛을 봤다. ‘그 분이 오신다’


‘연예인’이란 수식어는 자신도, 타인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낱말이다. 마음 한 구석에 스타를 꿈꾸며 장난삼아 사인을 만들어 본 기억도 없다. 아직까지도 사인이 없다. 누군가 사인을 해 달라고 하면 되레 “저를 아세요?” 물어보는 하연주다.


소위 일류대 지망생으로 주목받았던 그녀가 돌연 변심한 것은 20살 때부터다. 고3 때 우연한 기회에 현 소속사를 만났고, 연기를 천직으로 여기게 됐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 하고 싶은 역할을 묻자 “비극적인 것, 액션도 해보고 싶고, 무협 같은 것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멜로 연기만큼은 “멜로·멜로·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다”면서 유난히 강조한다. 이번 시트콤에서 못 다 이룬 한(恨)이 감지된다.


유건과의 멜로라인은 형성될랑 말랑하다 흐지부지됐다. 대로 한복판에서 유건과 첫 키스신도 촬영하고 사랑을 시작하려고 막 준비를 했건만, 대본에 이끌려 작별을 고할 처지가 됐다. 아쉽긴 해도 툭툭 털어낸다. 대신 첫 키스 에피소드를 읊으며 까르르 웃는다. “대로 한복판에서 키스하는데 카메라가 우리를 띄어놓고 멀찌감치 촬영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소리가 다 들리더라. 당황스럽고 특별했던 기억이다”며 추억을 간직했다.


‘재숙’이란 인물 자체에도 매력이 철철 넘친다. 실제로는 14살 연상인 정재용과 이란성 쌍둥이 남매로 등장한다. “오빠지만 연기할 때는 동생 같은 면이 있다. 어린 여중생한테 맞아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볼 때는 진짜 마음이 울컥해지더라”면서 ‘동생’ 정재용을 챙긴다. 그러면서도 극중 재숙이는 재용을 만날 괴롭히는 게 일상이다.


남보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조급함은 없다. “반짝 떠오르는 스타가 되고픈 생각이 아니다”며 원시안적 안목을 지녔다. “경험적인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조금씩 채워 나가겠다”는 포부다.


어떻게 얻어낸 기회였던가. ‘그 분이 오신다’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그 놀라움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어안이 벙벙했다. ‘네?’이러고 멍하니 있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그날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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